신천지 대구교회 집단 감염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일으킨 물의로 경각심이 생길 만도 한데 앞선 방역 비협조를 되풀이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당시 행사에서는 심지어 한 선교사가 세계 종말론에 관해 설명하고 빌 게이츠 등 세계적인 갑부 8명이 코로나19를 퍼뜨려 불필요한 사람을 제거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간 12일 이후 기준을 적용해도 방역 수칙 무시이니 며칠 전 기준이라면 더더욱 심각한 위반이다. 더욱이 이제는 일정 제한 조건으로 대면 예배가 가능해진 만큼, 유사 사례가 되풀이된다면 당국이 방역 협조를 믿고 거리두기 수준을 더 완화해 나가기 어렵게 된다. 이런 방역 노력 무시와 비협조 탓에 당국과 시민 사회 간 신뢰 관계가 훼손되면 그만큼 정상 생활로의 완전한 복귀가 더뎌진다. 자발적인 방역 협조가 어디든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겠지만, 최근 방역 실패 전례들에 비춰 특히 개신교계의 협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자율성이 더 확보된 만큼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책임도 더 커졌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거리두기 1단계 시행 첫날인 이날 새벽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거리는 20대 청춘들로 오랜만에 북적였다고 한다. 이들은 클럽, 노래방 등에서 젊음을 발산할 수 있게 됐고, 업주들은 어려움에서 벗어날 계기가 마련돼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으로 보인다. 하지만 클럽을 비롯한 고위험시설에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길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이날도 한 일반주점 안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빽빽이 차 있었고 테이블 간 1m 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광경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고 한다. 언제 코로나19를 극복할지 장담할 수 없으니 일상과 늘 함께하는 자발적인 방역 협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자유만 즐기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자유를 제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닥친다. 금지 기준이 완화된 도심 내 집회 문제도 마찬가지다. 집회 기본권을 향유하려면 방역수칙 준수가 전제돼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피부에서 9시간 생존한다는 외국 연구결과도 있다. 손 씻기, 물건 표면 소독 등 개인 일상의 노력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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