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통신3사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왼쪽부터 유영상 SKT MNO 사업대표, 강국현 KT Customer 부문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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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제 인하) 제안에 적극 동의한다.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요금제 개편을 적극 추진토록 하겠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동통신 3사 임원들은 5G 요금제가 실속 없이 비싸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요금제 인하를 약속했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 등을 만들어 기존보다 20~30% 저렴한 요금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 대표는 이날 통신요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적극 공감한다"며 "고객 친화적이고 편익을 높이는 요금제 개편을 적극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효성 측면에선 의구심도 제기된다. 요금제 가격과 비례한 데이터 제공량 때문이다. 현재도 통신 3사에는 4만5,000~5만5,000원짜리 저렴한 5G 요금제가 존재하지만, 제공 데이터가 5~10GB 수준에 그친다.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 1인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7GB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이는 사실상 5G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기 힘든 요금제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속, 초처지연을 특징으로 하는 5G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한 달 동안 고작 5GB만 사용하고 싶은 이용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5G 가입 문턱을 낮춘다는 의미만 있을 뿐,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를 가져다주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5~10GB 제공 요금제 바로 다음 단계가 6만9,000~7만5,000원을 내야 쓸 수 있는 110~200GB 제공 요금제다. 가성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알뜰폰(MVNO) 업체들도 마찬가지로 10~100GB 사이 구간 요금제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일부 '헤비 유저'를 제외하고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100GB를 넘지 않는 대다수의 5G 이용자들 입장에선 이통사와 무관하게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요금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통신 3사가 이르면 올해 말까지 요금 제도를 개편하기로 약속한 만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50~100GB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가' 5G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히 낮은 가격의 요금제를 내놓기보다는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데이터를 제공해주고 가격 부담도 낮출 수 있는 체감적인 요금제 구간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관계자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까지 이용자가 떠안아야 하는 현 통신요금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며 "원가 대비 과도하게 이익을 취하도록 설계된 정액제 기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실제 이용자 이용량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개편해 장기적으로 가계통신비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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