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감독의 경기 전 ‘각오’
“형들 이기고파” “승부는 승부다”
양 팀 선수들도 양보 없는 신경전
신경전이 눈에 보였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과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친선전을 하루 앞두고 다른 입장의 각오를 밝히면서도 궁극적으로 같은 곳을 봤다.
김 감독은 8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예전보다 더한 맞불을 놓을 것이다. 그래야 경기가 재밌지 않겠나. 그런 부분에서 더 강하게 공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김 감독은 수비보다 공격에 비중을 두는 전술을 즐겨 쓴다. 지난 1월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도 공격축구로 우승을 이끌었다. 이동준(부산), 이동경, 원두재(이상 울산) 등이 A대표팀에 차출돼 있지만, 당시 우승 멤버들 대부분이 건재해 기존 조직력 유지에 걱정이 없는 눈치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특별히 강조한 것은 없다. 그냥 편하게 즐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에 우리가 할 일이라고만 얘기했다. 경기장에서 승패를 떠나 좋은 모습을 보여야 팬들도 즐거워하기에 그런 부분을 우선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또 “경기를 하면서 부담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오랜만에 열리는 경기인 만큼 더 좋은 경기를 펼쳐야 한다. 화끈한 경기를 펼쳐야 축구에 굶주렸던 팬들이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며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벤투 감독은 한 걸음 물러서며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선수나 감독이라면 매 순간 이기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며 “두 경기 결과도 중요하나, 과정 또한 생각해야 한다. 과거에 해왔던 것, 현재 집중해야 할 것, 미래에 준비해야 할 것 등을 생각해본다면, 이번 대결은 이에 대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림픽대표팀도 한 지붕 안에 있는 식구이자 동료다. 상대라고 표현할 일이 지금도,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거듭 말하지만 이번 두 차례 친선전만 놓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앞을 내다보고 하겠다”고 덧붙였다.
양팀 선수들은 승부욕을 감추지 않았다. 올림픽대표팀 스트라이커인 오세훈(상주)은 “형들을 이기고 싶은 마음은 우리 팀원들이 다 갖고 있다. 꼭 이기고 싶은 만큼 잘 준비해 경기에 나가겠다”고 말했다. A대표팀의 수문장 조현우(울산)도 “같이 숙소생활을 하다보니 미묘한 신경전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다. 올림픽대표팀보다 우월한 경기력을 보이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파주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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