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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신뢰 뚝'…이강인 밀당·희망고문에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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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발렌시아 미드필더 이강인이 지난달 29일 레알 소시에다드 원정 경기에서 슛이 빗나가자 안타까워하고 있다. 산 세바스티안 | EPA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골든보이’ 이강인(19)과 소속팀 발렌시아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스페인 언론은 유럽축구 여름이적시장 마감일인 5일(이하 한국시간) 이강인이 깜짝 이적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결별 가능성이 언급된 건 레알 베티스와 5라운드 홈경기(0-2 패)를 하루 앞뒀던 지난 3일. 스페인 ‘슈퍼데포르테’ 인터넷판은 ‘이강인이 발렌시아와 계약갱신에 대해 여러 의구심을 품고 있다’며 ‘최근 발렌시아의 재계약을 거부한 페란 토레스와 유사한 상황(이강인처럼 최고 유망주로 계약 기간 1년 6개월 남겨두고 맨체스터 시티 이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강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타 팀 이적을 결심했지만 발렌시아 구단이 출전 시간은 물론 최적의 포지션까지 보장하기로 하면서 잔류했다. 실제 이강인은 레반테와 개막전부터 베스트11에 포함됐고 섀도 스트라이커로 뛰면서 멀티 도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셀타 비고의 2라운드에서는 전반 45분만 소화했고 우에스카와 3라운드에서는 후반 교체로 5분여 뛰는 데 그쳤다. 지난달 29일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는 다시 선발 70분을 소화했으나 이전처럼 팀 내 입지가 들쭉날쭉한 상황에 몰렸다. 여기에 셀타 비고전에서는 프리킥 키커를 두고 동료와 언쟁이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며 골든볼 영예를 안은 그는 대회 직후 타 리그 빅클럽에서 영입 제안에 쏟아졌다. 그러나 발렌시아 구단이 이강인에게 장기 비전을 제시하면서 붙잡았는데 현실은 달랐다. 지난 시즌 전 대회 24경기를 뛰었지만 선발 기회를 얻은 건 6차례에 불과하다. 왜소한 체격을 둘러싼 동양인 선수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인 팀 문화도 그에게 장애물이었다. 결국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자신을 원한 타 리그로 향하고자 마음을 다잡았으나 발렌시아는 다시 달콤한 제안으로 이강인을 잡았다. 하비 그라시아 신임 감독도 이강인 중용을 예고하기도 했다. 초반에 그럴듯해 보였으나 갈수록 줄어드는 출전 시간, 그리고 팀 내 ‘왕따설’까지 겹치면서 이강인은 다시 어두운 터널에 갇혀 있다.

스페인 현지 언론도 이강인의 불안정한 팀 내 입지와 더불어 동료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을 꼬집고 있다. 발렌시아 구단은 여전히 아시아 시장에서 가치가 있는 이강인을 팀에 남기고 싶어 한다. 2022년까지 발렌시아와 계약된 이강인과 관련해 ‘슈퍼데포르테’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클럽 제안을 받았다’며 ‘발렌시아는 여전히 이강인과 재계약에 주력하고 있고 2025년까지 연장을 위해 협상 중’이라고 했다. 지역신문 ‘데포르테 발렌시아노’는 ‘이강인은 레반테와 리그 첫 경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경기에서) 큰 공헌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결점 없이 팀 공격을 잘 이끄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가 (현재 상황을 두고) 팀을 떠나는 건 선택할 수 있다. 이적시장 마감일까지 (이강인의 새 팀 이적을)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어디까지나 발렌시아의 ‘밀당(밀고 당기기)’ 혹은 ‘희망고문’에 지친 듯하다. 무엇보다 성인 무대에 연착륙을 바라는 그로서는 최대한 안정적인 출전 시간이 보장된 팀에서 경기력을 쌓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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