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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뚫고 갈 수는 없잖아요”…위험에 내몰린 배달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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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한가위 연휴에도 배달 노동자들 상당수는 바쁘게 일을 한다고 합니다.

오늘 '일하다 죽지 않게'에서는 배달 노동자들의 실태를 집중 보도하겠습니다.

KBS 취재진이 이들이 일하는 모습을 동행 취재해보니,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배달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먼저 송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내 1위 배달 전문 기업, '배민라이더스'가 올해 하반기부터 확대 실시한 'AI 배차' 프로그램입니다.

배달노동자들이 배달 경로를 보고 선택하는 게 아니라 자동으로 주문이 배정됩니다.

배차 요청을 수락하자 서초동에서 물건을 받아 반포동으로 배달하라는 경로가 나옵니다.

주문을 배정받은 배달 노동자를 직접 따라가봤습니다.

물건 수령부터 전달까지 제한 시간은 단 19분.

그런데 도로 상황이나 지형이 반영되지 않은,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산출된 시간입니다.

[이○○/배민라이더스 배달 노동자 : "보시면 알겠지만 가는 길에 법원을 뚫고 넘어갈 수는 없잖아요."]

물건을 받고 나자 남은 시간은 9분.

내비게이션으로는 15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입니다.

제시간에 배달을 못 하면 음식이나 물품값을 대신 물어줘야 하는 경험도 있다 보니 압박감이 크다고 합니다.

[이○○/배민라이더스 배달 노동자 : "급하게 가야 하고, 과속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꾸 시간에 쫓기니까 사고가 아무래도 날 수밖에 없어요."]

배달 경로를 보고 직접 고르는 일반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배달료가 더 적고 배달이 늦으면 계약이 해지된다는 조항도 있어서 꺼려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또 다른 배송 업체인 '쿠팡이츠'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신속하게 배달했는지를 따져 배달노동자들에게 평점이 매겨지는데, 평점이 낮을수록 배차를 받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김영빈/쿠팡이츠 배달 노동자 : "('평점 시스템'으로) 배차를 안 좋게 준다거나 계약상 불이익을 준다거나 그런 문제가 있다고 하면 매일매일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이에 대해 배민라이더스는 "배달 시간 초과로 라이더 계약을 해지하는 등 직접적인 불이익을 준 경우는 없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쿠팡이츠는 "평점 시스템은 양질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라고 해명했습니다.

지난 5년간 이륜차를 운전하다 숨진 사람은 2천여 명.

배달 노동자들은 안전 운전을 위해 직선 거리가 아닌 실제 주행 거리 기준으로 배달 요금을 현실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그래픽:이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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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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