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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환경·노동… 코로나 와중에도 기업규제는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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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코로나 경제대응]③
규제3법에 집단소송까지… 숨 막히는 기업규제
환경 규제에 車업계 비명... 勞편향 정책에 ‘多중고’
"사회 리폼보다는 경제 우선" "기업 활력책 필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극도로 어려워지고 있지만, 정치권과 정부는 오히려 기업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에 이어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등의 ‘옥상옥 규제’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한 대기업 임원은 "정부가 규제법을 철회해달라는 기업들의 호소에는 귀를 닫고 한국판 뉴딜 참여, 채용 확대 등 정책적 포장이 필요한 부분에서만 기업에 손을 내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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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에 쌓여있는 컨테이너의 모습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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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3법 등 규제 선물세트… 재계 "엎친데 덮친 격"

최근 경제계는 ‘공정경제 3법’ 입법 동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최근‘상법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 감독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담은 공정경제 3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이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 시킬 수 있는 ‘아킬레스 건’이 될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이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단체들은 국회를 찾아 법안 추진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공정거래 3법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조항은 ‘다중대표소송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 도입’ 등이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도는 감사위원 선출시 대주주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회사 측 방어권을 제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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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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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에 대해서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앞서 법무부는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현재 집단소송은 주가조작이나 허위공시 등 증권 분야에서만 가능했지만, 법이 시행되면 분야 제한이 없어진다.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대상도 확대될 전망이다.

제계는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시 기업에 대한 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있고,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우리 기업들이 경영권을 노리는 외국계 헤지펀드 등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정부와 국회가 그 문을 열어주는 꼴"이라고 했다.

◇환경 규제에 노(勞) 편향 정책도 발목

환경 규제와 노동조합 편향적인 정책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환경부는 얼마전 자동차 제조업체 및 수입업체들은 판매하는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8%(70g 이하) 줄이거나 연비를 36%(L당 33.1㎞ 이상) 높여야 한다는 ‘자동차 평균 온실가스 및 연비 기준’을 행정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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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환경부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쌍용차(003620)등 완성차 업체는 온실가스나 연비 기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지켜야 하며 달성하지 못할 때는 과징금을 내야 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자동차 엔진 기술 향상과 친환경 자동차 보급의 한계를 감안할 때 달성 불가능한 목표로 판단하고 있다. 쌍용차의 경우, 현재 경유와 가솔린 모델 밖에 없기 때문에 과징금 부과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취지는 공감하나 무리한 목표 설정은 기업 경영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속도 조절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노(勞) 편향 정책과 반(反) 기업 정서도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기업에 비해, 인력·자원 여유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빠듯한 근로시간으로 경쟁력이 약해질까 우려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가운데 52시간제를 100% 지킬 수 있는 기업이 몇이나 있을지 의문스럽다. 노동유연성을 가질 수 있도록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 "세계 경제 불확실성… 내수 강화 등 기업 지원책 필요"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한시적이라도 국내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의 경영학과 교수는 "중소기업 공장을 가보면 가동률이 절반이 안되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그야말로 경제 비상사태"라며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취지는 좋지만, 지금은 사회 제도의 리폼 (Reform) 시기가 아닌, 기업을 살려야 할 때이다. 불확실한 수출 시장에 대한 우리 기업의 체력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내수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3.0%였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8년 2.7%, 2019년 2.0%로 매년 하락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한 상황이고, 내년 성장률도 2%대(2.8%)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지금은 시장의 분위기를 살려야 하는 시기이고 개인이나 기업에 대해 규제로 압박을 가할 경우, 경제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며 "K방역으로 해외 국가들에 비해 한국이 경제 모멘텀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정부가 기업에 활력을 불어 넣는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했다.

세종=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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