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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산다 ①] 새 판 짜는 재계, 미래 먹거리 확보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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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속 기회 모색…과감한 투자로 체질개선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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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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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경제가 위기에 빠진 가운데 주요 대기업을 이끌고 있는 오너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실적 타격으로 혹독한 시기를 겪은 상황에서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정부도 코로나19 충격 극복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70조 원에 가까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집행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은 상태다. 이에 재계에선 우리 경제가 연내에 경기 반등을 이뤄내기 어려워진 만큼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으면서 기업들의 2분기 매출이 크게 급락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 통계를 보면 2분기 국내 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했다. 6개 분기 연속 외형 축소로, 감소폭은 1분기(1.9% 감소)의 5배다. 이는 지난 2015년 한국은행의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나쁜 성적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극에 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중소기업 50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 34%가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가 지속될 경우 1년 이상 기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소기업 중 68.7%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주요 대기업들은 '위기 속의 기회'를 찾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며 체질개선에 나섰다. 전 세계가 휘청거릴 때 한 발 앞서 대응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강조한 '초격차' 전략을 앞세워 반도체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주춤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릴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서다. 이에 올 상반기 동안 17조1천억 원 규모의 시설투자비 중 14조7천억 원을 반도체에 투입했다.

또 지난 8월 30일에는 경기도 평택 반도체 2라인을 가동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섰다. 이곳은 30조 원 이상 투입되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으로, 연면적이 축구장 16개 크기에 달하는 12만8천900㎡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10나노급 모바일 D램을 생산해 내년에 본격화 될 5G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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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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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의 주도로 미래 기술 투자에 집중하며 새 판 짜기에 나섰다. 특히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신성장 사업은 적극 투자하고 비주력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면서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을 하는 전지사업부를 물적분할키로 하고 향후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여 외형을 키울 것이란 계획을 발표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더불어 LG그룹은 구 회장이 취임한 첫 해부터 로봇 사업에 뛰어들어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또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20조 원 규모의 투자도 진행한다.

반면 구 회장이 취임한 지난 2018년 6월 이후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LG전자의 연료전지회사인 LG퓨얼셀시스템즈가 청산됐으며, 수처리 사업도 정리됐다. LG화학의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은 접었고,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 사업도 스타트업에 팔았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주도로 미래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곳은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 등 2대 사업 구조를 축으로, '내연기관 고수익화', '전동차 선도 리더십', '플랫폼 사업기반 구축' 등을 3대 전략으로 삼고 앞으로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또 2025년에는 전기차 100만 대를 판매해 세계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수소차로는 2025년까지 유럽으로 1천6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총 투자를 연간 20조 원 규모로 늘리고, 향후 5년간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전기차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정 수석부회장은 대외활동을 통해 재계의 협력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각각 만나 전기차-배터리 사업 협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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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전기차, 도심 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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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반도체·소재 분야와 바이오 사업을 양대 축으로 기술 설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장녀는 바이오, 차녀는 반도체, 아들은 에너지 사업에 배치됐거나 거쳐갔던 점을 근거로 일각에선 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밑그림을 그린 상태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 2002년 꾸준한 육성을 통해 2030년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장기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수천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관련 조직을 지주사 직속에 두며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였다. 이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신약 허가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제약사인 'SK바이오팜'을 키우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우 반도체소재 기업인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과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반도체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 산업용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전문회사인 가우스랩스를 설립하고 반도체 제조 혁신에도 나섰다. 자본금은 5천500만 달러 규모로, 2022년까지 SK하이닉스가 전액 투자한다. 또 SK케미칼은 코로나 관련 특수소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기존 주력 사업인 화학·유통사업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타격을 입자, 최근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을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에 지난 23일에는 롯데정밀화학을 통해 전기차용 배터리에 쓰이는 전지박을 비롯해 동박 등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 지분 투자에 나섰다. 또 롯데알미늄을 통해 헝가리에 1천100억 원 규모의 2차전지 양극박 생산 공장을 짓고 있고, 280억 원을 투자한 배터리용 양극박 안산 1공장 증설도 최근 마쳤다.

재계 관계자는 "갑작스런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경제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회가 생기고 더욱 단단한 체질로 다져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은 실적이 좋을 때 비오는 날을 준비해야 하고 좋지 않을 때는 반드시 돌파를 해야 한다"며 "각 기업들이 현 상황에서 경영 악화를 정면돌파함과 동시에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과감하게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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