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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반도체·車가 쌍끌이했지만…"수출 회복은 단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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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9월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2% 늘어나는 등 수출 전반이 호조세를 띄었지만 조업일수가 늘어난 일시적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경기도 평택항 현대기아차 수출부두에서 국산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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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던 한국 수출이 7개월 만에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이 미국·중국 등으로 무역을 확대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같은 수출 증가가 '조업일수 증가'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9월 조업일수는 23일로 작년 9월(20.5일)에 비해 2.5일 많았다. 작년에는 추석 연휴(12~14일)가 9월에 있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9월 일평균 수출액은 20억9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4.0% 감소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7% 늘어 코로나19 이후 처음이자 7개월 만에 성장세로 전환했다. 수출 증가율 7.7%는 2018년 10월(22.5%)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단기간에 반등에 성공한 점이 돋보인다. 앞서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때는 13개월, 2009년 금융위기 때는 12개월, 2015년 저유가 때는 19개월이 걸렸다.

9월 총수출 규모는 480억5000만달러, 일평균 수출액은 20억9000만달러로 모두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평균 월별 수출 규모는 452억달러, 일평균 수출액은 21억8000만달러였다. 지난 6월에는 약 392억달러, 7월은 약 428억달러, 8월은 395억달러로 최근 400억달러 안팎의 수출 추세를 보여왔다.

수출 회복세는 반도체와 자동차가 이끌었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플러스를 기록한 품목은 총 10개로,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았다. 우리 수출의 1∼3위 품목인 반도체(11.8%), 일반기계(0.8%), 자동차(23.2%)는 23개월 만에 일제히 성장세를 나타내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반도체는 3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가며 올해 처음으로 90억달러대를 돌파했다. 수출액과 증감률은 모두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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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이후 최고 실적이다. 미국·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 소비량이 줄고 있지만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확대로 노트북과 IT기기 수요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수출은 7월 78억달러, 8월 82억달러 등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기계는 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해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수출액과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무려 54.2% 감소율을 기록했던 자동차는 6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미국,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등 해외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친환경차의 수출단가 상승이 우리 수출에 호재로 작용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8.2% 증가하는 등 미국(23.2%), EU(15.4%), 아세안(4.3%)을 포함한 4대 시장이 23개월 만에 모두 성장세를 나타냈다.

또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10개 품목이 플러스를 기록한 가운데 반도체가 올해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수출을 뒷받침했고 오랫동안 부진했던 자동차가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낸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기변동에 민감한 일반기계, 철강, 섬유 등의 품목이 오랜 부진에서 벗어났고 4대 주요 시장 수출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점도 희망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제 전문가들은 '9월 깜짝 상승'에 조업일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코로나 장기화, 미·중 갈등 등의 리스크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안심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반등을 계기로 '수출 디지털 전환대책'을 마련하는 등 수출동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성윤모 산업부장관은 "코로나19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수출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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