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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르포]시장상인들의 호소 "개천절 집회 열리면 시장 '초토화' 막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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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주변 전통시장, 개천절 집회 열리면 어쩌나 '공포'

뉴스1

지난 25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 뉴스1 조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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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이비슬 기자 = "XX...진짜 내가 가서 다 해산시킬거다. 이곳은 광화문이 지척이다. 집회니 뭐니 절대 열리면 안 되다. 초토화된다"

지난 25일 광화문광장에서 가장 가까운 전통시장인 영천시장의 한 상인이 개천절 집회에 대해 울분을 터트리며 한 말이다.

영천시장뿐만 아니라 광화문 광장에서 가까운 남대문시장, 광장시장 등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사랑제일교회 및 광화문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개천절에도 반복된다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정부의 강력한 대응과 보수단체의 자제를 호소했다.

특히 광화문광장에서 자동차로 약 5분 거리에 위치한 영천시장은 개천절 집회로 시장이 타격을 입을까봐 초조해하는 모습이었다.

박종복 영천시장 상인회장은 "광화문 지척인 이곳 영천시장은 지난달 광화문 집회 이후 인적이 끊길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다"며 "지금 소비 심리와 매출이 겨우 회복 단계에 있다. 개천절 집회는 절대로 열리면 안 된다"고 울먹였다.

시장 한 켠에서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 역시 "정말 우리 소상공인 초토화된다"며 "한 번 더 코로나가 몰아닥치면 우린 다 죽는다. 정부에서 제발 좀 어떻게 해봐라"고 소리쳤다.

사장님의 격양된 목소리에 주위 상인들도 한 마디씩 거들면서 "진짜 막아야된다", "우리 다 죽는다" 등 날선 반응을 보였다.

광화문 광장과 시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남대문시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남대문시장 갈치골목의 한 사장님은 "그나마 코로나 단계가 낮아져서 지금은 조금 숨통이 틔였다"며 "(개천절 집회로 인해 다시 코로나 단계가 상향되면) 바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상인 B씨 역시 "정부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조치를 취해달라"며 "진짜 초토화날 것. 상상하기도 싫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동상에서 종로와 청계천 변을 따라가다보면 나오는 광장시장 역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김영재 광장시장 상인회장은 "8월 집회 이후 엄청난 피해를 보고있다. 우리가 본 손실을 어디 말할 곳도 없어 꾹꾹 참고 있다"며 "개천절 집회로 다시 한 번 (코로나가)퍼진다면, 영원히 생존이 힘들 것이라는 절박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8월 광화문 집회 이후 소상공인들의 영업이 중단되고 피해가 급증했다"며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이번 개천절 집회가 지난 8월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일부 단체가 다음 달 3일 예고한 개천절 집회에 대해 금지 통고했다. 집회를 강행할 경우 집회 장소에 경찰을 사전 배치하고 폴리스라인, 철제펜스 등을 설치해 집결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2020.9.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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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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