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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르포]마스크 없이 다닥다닥…추석 연휴, 시장발 코로나 확산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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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코로나 확산 변곡점…일부 시장 '깜깜이 감염' 우려

마스크 안 쓰고 길게 줄 서 음식 사 먹기도

일부 상인들 야외 진열 음식 위생 비닐 포장 없이 그대로 장사

방역 당국 "감소 추세 가장 큰 변곡점 추석 연휴 기간"

아시아경제

전날(9월30일) 오후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사람들이 줄 서서 떡을 사 가고 있다. 일부는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지도 않고 사람들과 다닥다닥 붙어, 자칫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시장 등을 통해 다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코로나19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면서, 방역 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사진=나한아 인턴기자 skgksdk91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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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나한아 기자] 추석 연휴 기간 이른바 '전통시장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9월30일) 오후 찾은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는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명절 음식을 사려는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한참을 줄 서 기다리는가 하면, 일부 상인들은 노상에 내놓은 음식에 위생 비닐 보호막도 없이 그대로 장사를 해 자칫 비말(침방울)로 인한 코로나19 우려도 상당해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지도 않고 시장 이곳 저것을 다녔다.


방역 당국은 추석 연휴 기간이 코로나19 감소 추세 큰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이날 찾은 시장 일부에서는 예방 수칙이 아예 무시되고 있을 정도였다.


방역 수칙에 따르면 '3밀'(밀폐·밀집·밀접)은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그러나 한 떡집 앞에는 떡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져 서 있었다. 시장 특유의 좁은 공간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실상 실종된 상태였다.


심지어 다닥다닥 붙은 상황에서 턱에 마스크를 걸치는 이른바 '턱스크'를 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노 마스크' 손님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날 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불안감을 드러냈다. 한 30대 여성은 "요즘엔 송편을 그냥 사 먹으니까 여기로 몰리는 것 같다"면서 "저도 어쩔 수 없이 반찬 사러 나왔는데 아휴 근데 이건 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한 30대 남성은 "코로나도 그렇고 그냥 좀 뭔가 불안하다"라면서 발길을 빨리 돌렸다.


상인들은 손님들의 '노 마스크'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장사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을 찾은 손님들에게 떡을 팔던 한 50대 여성 사장은 "오늘이 대목이다. 오늘만 이렇다"라며 "평소에는 잘 안 팔리니까 열을 내서 손님들에게 팔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게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상인들은 추석으로 인해 오랜만에 대목을 맞았다며 "떡 좀 사 가세요", "오늘 반찬이 잘 나왔다.", "과일도 달고 맛있다"라며 장사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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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9월30일) 오후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떡. 야외 포장 비닐 포장이 아예 없어 사람들의 비말(침방울)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전염병 확산 우려가 있다.사진=나한아 인턴기자 skgksdk91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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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떡 이외에도 젓갈, 개장, 전 등 추석 음식들이 포장 없이 큰 상자나 통에 담겨서 줄 선 사람들에게 팔리고 있었다. 모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상황이었다. '노 마스크'를 한 시민도 있어 자칫 침방울 등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있어 보였다.


만일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정확한 감염 경로를 제대로 찾을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감염'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였다.


실제 서울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의 비율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3~19일 서울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02명으로 일평균 43.1명이 발생했다. 9월 첫째주(6~12일) 일평균 확진자 수 50.9명보다 15% 감소했다.


그러나 감염경로 확인중인 확진자 수는 증가추세다. 9월 6~12일 전체 확진자 25.6%였던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는 13~19일 28.8%로 증가한 바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여전히 산발적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국장은 "시민들은 사무실과 공용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손씻기, 거리두기를 준수해야 한다"며 "소모임을 자제해하고 60대 이상 고령층은 최대한 외출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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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만남의광장 휴게소에 추석 연휴 실내 매장 좌석 운영이 제한되고 있다.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총 6일간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 실내매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좌석 운영이 금지되고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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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의 '깜깜이 감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 방앗간에서는 코로나19 예방 기본 수칙인 마스크 착용도 하지 않은 채 송편을 분류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맨 손으로 음식을 먹으며, 명절 대화를 나누는 등 예방 수칙 준수 상황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시민들은 불안감을 나타냈다.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앞서 4~5월 황금연휴 기간에 코로나가 크게 확산했었다"면서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도 사실 좀 불안감이 있다. 코로나 확신 예방을 위해 예방 수칙을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3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시장이라는 환경 때문에 코로나 예방을 무시할 수 있다"면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을 위해 마스크 착용 등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 당국은 추석 연휴 기간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코로나19 예방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전날(9월30일)정례 브리핑에서 "8월 말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이런 감소 추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 감소 추세의 가장 큰 변곡점이 바로 추석 연휴 기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석 연휴 기간에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연휴가 끝난 뒤 며칠 후에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방역 수칙을 반드시 지키고, 가급적 집에서 쉬는 것을 당부 드린다"며 거듭 추석 연휴기간 코로나19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나한아 인턴기자 skgksdk91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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