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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공무원 피격' 속 평화프로세스 마지막 카드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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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 '비핵화·평화체제' 어렵다 판단…'첫단추' 종전선언 다시 꺼내

美대선 및 北당대회 '불확실성' 속 상황관리…'공무원 피격사건'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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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제75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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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사실상 마지막 대북 제안으로서 '한반도 종전선언'이란 과제를 제시했다. 고심 끝에 꺼내든 카드이지만 국제 정세와 '공무원 피격 사건' 등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화까지는 가시밭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 이후 1년8개월여 만이다. 당시 종전선언 발언이 한달 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에서 나왔다면 이번 종전선언은 절박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된 뒤 북미 간 협의가 진척이 없는 데다 올해 6월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통신선 차단으로 남북 관계도 악화되며 1년 반 넘게 '허송세월' 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 하에 평화프로세스의 첫단추를 다시 한번 끼우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한반도 종전선언은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를 위한 '도입'에 해당한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1년7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데다 내년 하반기부터 대선 국면이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 내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완성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첫 관문인 종전선언을 임기 내 이루고 차기 정부가 다음 단계를 이어가길 바라는 기대와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종전선언 제안은 이미 합의된 사안의 이행을 촉구하는 성격으로 북한과 미국이 호응만 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남북 정상은 2018년 4월27일 판문점선언을 통해 '연내 종전선언'에 합의했고, 북미 정상은 같은 해 6월12일 싱가포르 회담에서 구두 합의했다.

종전선언 제안은 미국과 북한의 상황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으로, 이를 위해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 참모진과 깊은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미국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미국과 북한 모두 당장 종전선언을 위해 나서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오늘 아침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당장 밤에 현실화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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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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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문 대통령 임기 내에선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경우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합'을 맞췄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미국 대선 한달여를 앞두고 국제사회 앞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했다는 분석이다.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돼 미국 행정부가 교체되더라도 전임인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참여해 함께 추진해야 하는 것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북한도 내년 1월 8차 당대회까지 어떤 행동을 취하기보다는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보며 상황 관리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종전선언 카드로 한반도 프로세스를 환기하고, 국면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도 깔렸다는 분석도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둘째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서 교환을 통해 남북 간 신뢰 회복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공무원 피격사건' 이후 남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든, 바이든 행정부든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로 삼을 가능성이 높고, 기존 북미 정상 간 합의를 부정하기는 어렵다"며 "바이든의 싱크탱크를 보면 북미 합의 구도를 전면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 직후 북한이 남측 공무원 A씨에 총격을 가해 사살한 사건이 알려진 것은 위와 같은 구상에 악재로 꼽힌다.

A씨 피살 사건(22일)이 문 대통령의 연설(23일) 직전 발생했음에도 연설을 수정·중단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과 함께 '종전선언'을 제안하기 위해 사건을 늦게 알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한 북측과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데 대한 반감도 높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장 국민들과 미국 행정부에 종전선언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종전선언을 위한 협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피격사건 영향이 문 대통령 남은 임기 동안 계속 가진 않을 것"이라며 "남북이 피격 사건을 잘 해결하면 종전선언을 이행하는 데 선순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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