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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몬토요 감독의 패착, 천하의 류현진도 버틸 수 없었다[AL W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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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토론토 류현진이 1일(한국시간)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세인트피터스버그(미 플로리다주)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의 짧은 시즌이 막을 내렸다. 아쉬운 피날레라 내년에 어떤 형태로 복수전을 준비할지 관심이 쏠린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선승제)에 선발등판해 1.2이닝 동안 홈런 두 개를 포함해 8안타 7실점(3자책점)했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대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통산 9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4.54를 남겼다. 이날 토론토는 2-8로 패해 짧고 굵은 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단기전은 기세싸움이다. 3전 2선승제라면 1차전 승패가 시리즈 전체 향방을 가르기 마련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감독에 데뷔한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첫 판을 류현진이 아닌 다른 선수로 내세웠다가 기선을 제압당했다. 기세 면에서 토론토는 탬파베이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류현진이 아무리 철저히 준비했더라도 쉽게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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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류현진(왼쪽)이 1일(한국시간)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AL WC 2차전에서 2회 위기를 맞자 찰리 몬토요 감독(가운데)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세인트피터스버그(미 플로리다주) | UPI연합뉴스


상대 전략이 돋보였다. 탬파베이 타선은 류현진이 던지는 낮은 코스를 가볍게 두드리는 전략으로 임했다. 1회부터 이른바 ‘코스 안타’가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이 패스트볼, 몸쪽 컷 패스트볼 등을 던질 여유가 없을만큼 집중 공략 당했다. 어설픈 수비도 류현진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었다. 이닝을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실책으로 날려버리면, 가뜩이나 난타로 머릿속이 복잡한 투수는 집중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1회에 이어 2회에도 만루 위기를 맞자 버티지 못하고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이 내준 7점 가운데 자책점은 3점 뿐이었다는 게 그가 얼마나 외로운 싸움을 했는지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류현진은 “제구가 안됐다. 몸스피드나 컨디션은 괜찮았다”며 자기 탓으로 돌렸다. 일각에서는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투구수 100개를 기록한 것을 두고 “무리한 투구였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시즌 처음으로 100개를 던진 뒤 몸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던 것을 두고도 부상 의혹을 제기했다. 포스트시즌처럼 압박감이 큰 경기에서는 정규시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다. 팀내 1선발로 투수진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라면, 더 긴이닝을 최소실점으로 버텨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100개를 던진 것은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둔 류현진의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시즌 때 100개를 던져놓아야 포스트시즌에서 80~90개를 전력으로 던질 수 있다. 류현진의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이라면 투구수 80~90개로 6회까지 버텨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결과적으로는 악수가 됐지만, 팀을 생각하는 에이스의 마음은 칭찬 받아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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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류현진(왼쪽)이 2이닝도 채우지 못한채 강판되고 있다. 세인트피터스버그(미 플로리다주) | AP연합뉴스


시즌 처음으로 100개를 던졌으니 평소보다 근육 뭉침 현상이 길게 갔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양키스전 징크스를 떨치기 위해 평소보다 더 집중했다. 자연스러운 현상을 두고 부상 의혹을 제기하는 것 역시 무책임한 행동으로 비친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 동작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다만 탬파베이 타자들의 기세나 게임 매니지먼트가 류현진을 압도해 소위 수싸움에서 뒤진채 경기를 시작해 최악의 결과를 나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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