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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극우단체에 "대기하라"…바이든 TV토론 '의문의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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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누가 잘했냐' 조사 바이든 60%, 트럼프 28%

극우단체 규탄 요구받은 트럼프 "프라우드 보이즈!

물러서서 대기하라" 오히려 격려하자 '충성 맹세'

백인 우월주의 비판 대신 '콘크리트 지지층'사수

바이든 실수 없이 선방했지만 '집토끼' 이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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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미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격돌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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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통령 선거 첫 TV토론은 '재앙'이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상대방이 답변할 때 끼어들기, 방해하기는 예사였다. 인신공격과 막말이 오갔다.

정책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한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두 후보가 각자, 동시에 떠들어 누구 말도 들리지 않는 시간이 많았다. 급기야는 사회자가 언성을 높여 두 후보를 제지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토론 같지 않은 토론이었지만 일단 끝나자 누가 잘했는지 평가가 나왔다. 여론조사 기준에 맞춰 진행된 '정식' 조사 두 개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판정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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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첫 TV 토론, 바이든 판정승



CNN과 여론조사 기관 SSRS가 토론을 시청한 5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잘했다는 응답 60%, 트럼프 대통령이 앞섰다는 평가는 28%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6.3%포인트. CNN은 조사 대상자의 39%가 민주당 지지자, 36%가 공화당 지지자라고 밝혔다.

CBS 뉴스가 토론 시청 유권자 1039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겼다는 응답이 48%로, 트럼프 대통령(41%)보다 많았다. 응답자의 10%는 비겼다고 평가했다. 오차범위 ±3.4%포인트.

시청자 69%는 토론이 짜증 났다고 답했다. 42%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졌다고 답했고, 32%는 바이든 후보에 대해 같은 평가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올랐다는 응답은 각각 24%, 38%였다.



트위터 즉석 설문서는 "트럼프 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겼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 조사들은 트위터에서 즉석에서 진행된 '약식' 조사였다. 여론조사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 하지만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인용해 트위터에 "판정 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겼다"고 주장했다.

비영리 공영방송 CSPAN은 트위터 사용자 대상 조사에서 응답자의 53%가 트럼프 대통령이, 29%가 바이든이 이겼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히스패닉계 방송인 텔레문도는 트위터 약식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겼다는 응답 66%,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겼다는 응답 33%가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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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미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격돌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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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69%는 "짜증 났다"



온라인에서 미국인들 반응은 두 갈래로 갈렸다. '짜증 났다'는 의견이 69%에 이른 데서 알 수 있듯 '토론이 아니었다'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일반적이었다.

CNN 제이크 태퍼 앵커는 "열차 사고로 엉망진창이 된 속에서 잡쓰레기를 태우는 불까지 난 것 같았다"고 혹평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소위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로 부르는 매체들은 일제히 대혼란 상황을 전하며 토론 방식 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일각, 특히 보수 진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약한 이미지를 부각하며 압도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골수 지지층 '관리'에서 트럼프 우세



월스트리트저널의 킴벌리 스트래슬 칼럼니스트는 트위터에서 "골수 지지층을 흥분하게 했느냐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겼다"면서 "바이든은 지지층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관되게 법과 질서, 경제, 차남 헌터 바이든의 부패, 코로나19 대응 방어 등 요점을 전달했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안)와 경찰 예산 박탈, 그린 뉴딜 등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기본적인 요구 사항들로부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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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TV 토론에서 극우 네오파시즘 추종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를 부르며 "물러서서 대기하라"고 말했다. 단체는 이를 '진군'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환호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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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단체에 "대기하라"…'집토끼' 단속



트럼프 대통령은 '콘크리트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토론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가 "백인 우월주의 단체들에 폭력 선동을 그만하고 물러나라(stand down)고 공개적으로 규탄할 수 있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누굴 말하는 거냐. 단체 이름을 대라. 누굴 비판했으면 좋겠냐"고 되물었다.

"비판해. 비판해"라고 추임새를 넣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라고 '먹잇감'을 던져주자 트럼프 대통령은 "프라우드 보이즈! 뒤로 물러서서 대기하라(Stand back and stand by)"라고 명령하듯 말했다.

전국 방송에서 대통령이 이름을 부르며 "대기하라"고 말하자 이들은 언제든 행동할 준비를 하라는 '진군' 명령으로 받아들이며 환호했다. 프라우드 보이즈는 네오파시즘을 추종하는 백인 남성으로만 구성된 극우 단체이다.

이들은 이날 저녁 대통령에게 충성 맹세를 하고 "물러서서 대기하라"를 단체 로고에 슬로건으로 넣었다고 NBC 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토끼'를 지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사이 '교외 주택가에 사는 중산층 여성(suburban women)'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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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미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격돌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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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진보 정책과 선 그은 바이든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 뉴딜을 지지하냐"고 압박하자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경찰 예산 박탈(Defund Police)을 지지하는지 묻자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다. 민주당 내 급진 세력이 지지하는 정책들이다. '집토끼'가 몇 마리 뛰쳐나갔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얻은 것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온갖 방해 공작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중요한 실수 없이 해야 할 말을 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 시작 전부터 77세인 바이든 전 부통령 나이를 지적하며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하다" "토론 잘하는 약물 복용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귀에 리시버를 꽂았는지 검사하자"고 공격했는데, 일단 건강에 문제없다는 1차 검증을 통과한 셈이다.

하지만 서로의 말이 부딪힐 때 끝까지 발언을 이어 가지 못하고 사회자를 쳐다보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큰 소리로 방해하면 집중력을 잃는 모습에서 약해 보였다. 그러다 참지 못하고 '제발 입 좀 다물래(Will you shut up, man)" "계속 지껄여라(Keep yapping, man)"라고 할 때는 평정심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



토론 우세가 표심으로 이어지지는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젯밤 토론에서 쉽게 이겼다"면서 "그는 너무 약했다. 그는 칭얼거렸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더 잘했다는 평가가 유권자 표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과거 사례에서는 그 반대가 입증됐다. 지난 2016년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맞붙은 첫 대선 TV 토론회 직후 실시한 조사에서 클린턴이 잘했다는 응답이 62%에 달해 트럼프(27%)의 두 배를 넘었지만, 트럼프가 당선됐다.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약 5~10% 유권자 마음이 어느 후보 쪽으로 움직였느냐가 토론 '퍼포먼스'보다 더 중요한 지표다. 아직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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