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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신형 게임기 출시에 48인치 LG 올레드 TV가 품절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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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PS5·엑스박스 시리즈X 출시 앞두고 게이밍 성능 부각
패널 공급사 LG디스플레이도 ‘수혜’… 77인치 패널 부산물로 만든 제품

LG전자가 올 6월 세계 시장에 선보인 48인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TV 시장 주류에서 벗어난 중형 제품이지만, 가격과 게임 기능이 주목받고 있는 것. 올 11월 신형 콘솔 게임기 출시와 함께 게임용 TV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1일 미국·영국 아마존에서는 LG전자 48인치 올레드 TV(모델명 48CX)가 품절 상태다. 이 제품은 국내 시장에서도 극소량만 공급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물량이 부족해 패키지 상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4분기 초 수급 안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형 올레드 TV 우려 있었지만… 게이밍 마케팅 성공

LG전자 48인치 올레드 TV는 올 초 ‘CES 2020’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제품이다. 공개 당시만 해도 거거익선(巨巨益善·크면 클수록 좋다) 트렌드가 자리잡은 TV 시장에서 중형 TV가 자리잡을 수 있을까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레드가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중형을 선택할 바엔 더 큰 LCD(액정표시장치) TV로 갈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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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48인치 올레드 TV./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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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판매 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이 제품은 지난 6월 북미와 유럽 등에 출시됐고, 7월부턴 국내 판매도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40인치대 올레드 TV 글로벌 판매량이 2분기 1만600대에서 3분기와 4분기 각각 5만6400대와 9만대로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올레드 TV 내 판매 점유율은 2분기 1.8%에서 4분기 7.5%로 증가한다는 예측이다.

이 같은 판매 실적에는 뛰어난 게이밍 성능이 있다. 오는 11월 신형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5와 엑스박스 시리즈X 출시를 앞두고 게이밍 TV 소비자들의 구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가격도 100만원 후반대로 기존 올레드 TV보다 저렴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TV라기보다는 대화면 게이밍 모니터에 가까운 성능"이라며 "PC·콘솔 게임을 함께 즐기려는 게이머들을 위한 ‘틈새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48인치 화면에 4K(UHD) 해상도를 지원하는 것은 일반 TV와 같다. 그러나 기존 TV에서 찾아보기 힘든 게임 성능을 갖췄다.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G-SYNC Compatible)과 AMD 프리싱크(FreeSync)를 지원한다. 이 기능은 외부에서 입력되는 영상의 초당 프레임(장면)과 TV 주사율(초당 보여주는 정지 이미지 수)을 일치시킨다.

일반 TV는 주사율이 60Hz 또는 120Hz로 일정하다. 방송 영상은 초당 프레임이 일정하지만, 게임은 기기 성능과 장면 전환에 따라 프레임이 변화한다. 이때 TV 주사율과 입력되는 프레임이 불일치하면 화면이 찢어지는듯 끊겨 보이게 된다. 때문에 지싱크·프리싱크는 게이밍 모니터·TV의 ‘필수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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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위)와 MS 엑스박스 시리즈X·S./소니·M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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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8K 영상을 120프레임으로 전송할 수 있는 HDMI2.1도 지원한다. PS5, 엑스박스 시리즈X와 같은 규격이다. 자동 저지연 모드(Auto Low Latency Mode)도 갖춰, 더욱 빠른 반응속도를 보여준다.

◇ 77인치 패널 ‘부산물’… 패널 공급사 LG디스플레이도 수혜

48인치 올레드 TV 인기에 패널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도 수혜가 예상된다.

48인치 올레드 패널은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되며, 77인치 패널의 ‘부산물’이다. 8.5세대 올레드 유리 원판에서 77인치 패널 2장을 생산하고 남는 부분으로 48인치 패널을 만들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올 4분기 48인치 올레드 패널 공급이 늘 경우 77인치 올레드 패널 공급량과 가격도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48인치 패널은 77인치의 ‘자투리’에 가깝고, 중형 올레드 TV 수요가 검증되지 않아 LG디스플레이·LG전자 모두 모험을 한 셈"이라며 "게임 시장 성장과 발맞춰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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