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나훈아 "똑바로 걷는게 미안해 죽겠다"..'위정자' 실검에 올려놓기도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사진=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 방송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나훈아는 역시 나훈아였다.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명불허전을 실감케 했다.

‘사랑’, ‘잡초’, ‘무시로’, ‘청춘을 돌려다오’, ‘영영’ 등 히트곡부터 ‘테스형!’,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등 신곡으로 무대를 채우는 가황의 모습에 나이가 무색했다.

특히 팬들은 재방송이나 온라인 다시보기 서비스 없는 ‘단 한 번의 공연 같은 방송’이기에,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나훈아는 김동건 아나운서와의 대화에서 특유의 입담을 뽐냈다.

그는 ‘신비주의’라는 주변 시선에 대해 묻자 “가당치 않다”라고 잘라 말하며,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이다. 꿈이 고갈된 것 같아 11년 동안 여러분 곁을 떠나서 세계를 돌아다녔더니 잠적했다고 하고 은둔 생활을 한다더라. 별의별 소리를 다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뇌경색에 말도 어눌하고 걸음도 잘 못 걷는다고 하던데 내가 똑바로 걸어다니는 게 아주 미안해 죽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은퇴를 말할 땐 진솔했다.

나훈아는 ‘언제까지 노래를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내려올 자리나 시간을 찾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언제 내려와야 할지 마이크를 놓아야 할지 그 시간을 찾고 있다”며 “이제는 내려올 시간이라 생각하는데, 길지는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훈장을 사양한 이유에 대해선 “세월의 무게도 무겁고 가수라는 직업의 무게도 엄청나게 무거운데 훈장까지 달면 그 무게를 어떻게 견디냐”라며 “우리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술도 한 잔 마시고 친구들과 얘기도 하고 술주정도 하고 살아야 하는데 훈장을 받으면 그 값을 해야 하기에 무게를 못 견딘다”고 덧붙였다.

입담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서 위상을 갈아 입는 등 몸짓도 여전히 예사롭지 않았다. 화면으로 그를 바라보던 비대면 관객 가운데 중년 여성들은 소녀처럼 “어머 오빠”를 외치기도 했다.

나훈아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북돋우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힘들다. 많이 지쳐 있다. 저는 옛날 역사책을 보든 살아오는 동안을 보든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이 나라는 바로 오늘 여러분이 지켰다.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이런 분들 모두가 보통 우리 국민이었다. IMF 때도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냐.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세계에서 1등 국민이다”고 말했다.

이 말에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위정자’가 올라오기도 했다.

나훈아는 또 “나훈아는 “세계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들이 말을 잘 듣는지 세계가 놀라고 있다. 여러분 긍지를 가지셔도 된다. 분명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 그래서 제가 제목을 ‘대한민국 어게인’이라고 만들었다. 감사하다. 사랑한다”고 인사했다.

가황은 이렇게 코로나19으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노 개런티로 14년 만에 방송에 귀환했다. KBS는 1000명 관객과 사전 진행한 비대면 콘서트를 추석 연휴 첫날 안방으로 옮겨왔다. 재방송은 물론 다시보기도 없는 ‘단 한 번의 공연 같은 방송’으로 여운을 더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