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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721일 기다린 선발 장원준…4이닝은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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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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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장원준(35, 두산 베어스)은 721일 만에 선발투수로 1군 마운드에 섰다.

장원준은 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에 그치며 패전을 떠안았다. 팀은 0-10으로 완패했고, 63승54패4무로 KIA 타이거즈와 공동 5위가 됐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두산의 좌완 에이스로 불린 장원준이 1군 마운드에 서는 게 이토록 낯설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장원준은 이날 전까지 2018년 10월 10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이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고, 지난해 4월 13일 잠실 LG 트윈스전 구원 등판이 마지막 1군 등판이었다. 선발로는 721일, 1군을 떠난 지는 536일 만에 얻은 귀한 기회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장원준의 복귀 소식을 알리며 "2군에서 최근 2경기 정도 괜찮다는 보고를 받았다. 한번은 던지게 해줘야 본인도 납득하고 판단할 수 있다. 2군에서 계속 던지는 것으로는 판단할 수 없으니까"라고 밝혔다. 이번 등판이 장원준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뜻이 담긴 말이었다.

장원준은 3회까지 42구를 던지면서 무실점으로 버텼다. 1회 선두타자 정진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다음 타자 송광민을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첫 고비를 넘겼다. 2사 후 노시환에게 2루타를 허용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 큰 수비였다. 이후 3회까지는 큰 위기 없이 잘 버텼다.

문제는 4회였다. 1사 후 반즈와 최재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최재훈의 타구를 1루수 오재일이 막아줬다면 결과는 달라졌겠지만, 야속하게도 공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져나갔다. 장원준은 다음 타자 최진행에게 중견수 앞 적시타를 얻어맞아 0-1 선취점을 뺏겼다.

위기는 계속됐다. 노태형을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고, 박정현에게 좌익수 왼쪽 3타점 싹쓸이 적시 3루타를 얻어맞아 0-4가 됐다. 장원준은 후속타는 내주지 않았지만, 4회에만 공 36개를 던진 끝에 힘겹게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장원준은 5회말 수비를 앞두고 김민규와 교체됐다.

구위는 예전의 장원준에게 못 미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9km에 그쳤다. 체인지업(26구) 의존도가 가장 높았는데 제구가 잘 안 됐다. 직구는 스트라이크(8개)보다 볼(14개)이 더 많았다.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조합해 경기를 풀어가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일찍부터 타선이 터졌더라면 장원준이 조금 더 편안하게 이닝을 끌고 갔겠지만, 타선은 끝까지 침묵을 지켰다. 워윅 서폴드를 7이닝 동안 공략하지 못하면서 애를 먹었다. 이날 팀 안타는 최주환이 6회에 때린 좌전 안타가 유일했다.

장원준을 다시 증명하기에 4이닝은 짧았다. 지난 5년처럼 두산 선발진이 견고했다면 냉정하게 장원준이 다음 기회를 얻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두산 선발진은 라울 알칸타라와 최원준을 제외하면 계산이 안 서는 게 사실이다. 손가락 상태가 좋지 않아 부상자 명단에 오른 함덕주의 등판 간격도 조정해야 한다.

치열한 5강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 두산은 장원준의 쓰임새라는 또 하나의 고민을 떠안았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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