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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1년여만에 430억 투자받은 반도체 스타트업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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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스타트UP스토리]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 "반도체 설계 플랫폼 혁신…칩 생산비용 줄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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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사진제공=세미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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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1인 개발자가 전 세계에서 동시에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가능해졌듯이, 반도체 칩 분야에서도 기존 비용의 10분의 1만으로도 칩을 설계하고 만들어 전 세계로 유통하는 것이 가능해질 겁니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세미파이브는 반도체 칩을 설계할 때 핵심이 되는 기술을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업체"라며 "설계 플랫폼을 활용한 기업들이 반도체 칩 분야에서 점차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설립된 세미파이브는 출범 1년 2개월만인 지난 7월 34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기존 투자자와 KDB산업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국내 주요 기관들이 참여했다. 기존 시드 투자 91억원까지 더하면 누적 투자액은 431억원에 달한다.

이제 겨우 설립 1년여가 지났을 뿐인 스타트업이 이 같은 규모의 투자를 받은 이유는 그간 세계 반도체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업모델 때문이다. 단기간에 국내와 파키스탄 등에서 140명의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를 확보한 점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부분이다.

일반인들이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 포토샵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 것처럼, 반도체 설계회사들이 세미파이브가 개발한 반도체 설계 플랫폼을 활용하면 반도체를 설계하는데 들이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조 대표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칩을 예로 들면, 모든 반도체가 CPU(중앙처리장치)와 통신하는 PCI익스프레스(PCIe) 기능과 메모리·AI(인공지능)과 통신하는 DDR 콘트롤러를 탑재하고 있다"며 "세미파이브가 이 두 기능을 설계하는 플랫폼을 기업에 제공해 칩 생산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업계에 그래픽 설계시간을 단축하는 게임엔진이 있는 것처럼, 반도체 칩으로서의 기본 기능은 플랫폼을 활용해서 설계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다른 칩과의 경쟁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20%의 핵심 설계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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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종에서 이 같은 사업모델이 이제서야 나온 이유는 지난 50여년간 반도체 산업을 이끈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그간에는 반도체 공정 미세화가 꾸준히 진행되면서 특정 기능의 새 칩을 만들 때는 필요할 때마다 새로 설계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칩을 만들 때마다 칩 크기가 작아져야 했기 때문에 기존 설계를 다시 활용할 일이 없었다. 공정 미세화로 생산성·효율성이 모두 높아지면서 새로 설계하는 칩이 성능도 더 좋고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 공정 미세화가 28나노까지 다다른 이후에는 최신 공정을 쓰기 위한 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까지 높아지면서 '새로 설계하는 칩이 더 싸다'는 기존의 공식이 깨졌다.

조 대표는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역설적으로 반도체 설계업체들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파이브는 플랫폼 업체로서 ARM, 리스크파이브(RISC-V) 등 반도체 기업들의 다양한 IP(지적재산권)를 모두 활용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리스크파이브의 영역만으로는 다양한 반도체 칩 설계수요에 전부 대응할 수 없다"며 "각각의 영역별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엔지니어링해서 서비스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미파이브는 현재 네 곳의 회사와 각각 다른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첫 샘플 반도체 칩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돼 내년 2분기에 나온다.

조 대표는 "TSMC가 처음으로 외부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을 때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세미파이브의 사업도 기존에 없던 모델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플랫폼이 시장에 자리 잡게 되면 '세미파이브를 통해 반도체 설계와 생산 비용을 10분의 1로 줄였다'고 말하는 업체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계현 기자 unmblu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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