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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람 없어서 아쉽지만 이게 어디여"…'작은 들숨' 쉬는 구례5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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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이후 두 번째 장 열린 ‘구례 5일시장’

“몇 억 재산 날아갔는데 몇 백 보상금 받고 다시 문 열려니 힘들어”

“정책자금 상환 연장 등 보다 장기적인 소상공인 지원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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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 5일시장이 28일 응급복구 후 두 번째 장을 열었다. 두 차례 태풍과 코로나19 이후 51일 만이다. 사진 = 김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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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물난리 복구하고 이번이 두 번째 장이여. 모처럼 대목인데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없어서 아쉽제. 그래도 이게 어딘가 싶어….”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 5일시장이 28일 응급복구 후 두 번째 장을 열었다. 두 차례 태풍과 코로나19 이후 51일 만이다. 앞서 18일 시장은 복구 후 첫 장을 열었다.


시장 곳곳엔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남아있다. 더딘 복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얼어붙은 경기에 침체됐던 상인들도 추석 대목을 앞두고 조금이나마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다.


시장에서 30년째 채소를 판매하고 있는 김정순(가명) 씨는 “한 달 넘게 장이 안서서 상설시장으로 옮겨갔는데 돌아오니 내 자리 찾은 것 같고 편하다”고 말했다.


모처럼 시장을 찾은 주부 구례 주민 김순덕 씨는 “복구됐다는 소식 듣고 찾아왔는데, 일부긴 해도 활기찬 상인 분들 모습을 보니 지역 주민으로서 마음이 편하다”며 “구례 전역에 다시 웃음을 찾을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좌판의 채소상과 과일 상점, 옷가게와 어물전 등 많은 점포가 영업을 재개했지만, 시장 곳곳에는 아직 수마의 흔적이 깊이 남아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강정임(가명) 씨는 “6·25 전쟁 이래 시장이 이렇게 오래 문 닫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몇억씩 하는 재산이 물에 떠내려 갔는데 보조금 몇백만원 받고 다시 장사를 시작하기가 참 힘든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시장의 특성상 이곳 상인들은 가게 안쪽에 창고를 마련해 물건을 쌓아두고 판매해왔다. 이로 인해 이번 수해로 물건 대부분이 물에 잠긴 구례 5일시장 상인들은 피해가 더욱 컸다는 것이 시장 상인회의 설명이다.


구례 5일시장은 수해 직후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복구 작업을 시작했지만, 태풍 이후 계속된 폭염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삼중고 피해를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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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문을 연 구례 5일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등록된 157개 점포 중 3분의2만 이번 장에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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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157개 점포 중 3분의2만 이번 장에 문을 열었다. 아직 피해 복구가 되지 않은 점포와 무등록으로 운영하다가 이번에 등록을 마친 점포 등도 보상을 기다리는 처지다. 25년째 철물점을 운영해온 유병수(가명) 씨는 “아직 보상이나 이런 것은 없는데 피해 접수를 다음 주까지 받는다고 하니 더 기다려 보려 한다”고 말했다.


구례군 집계에 따르면 지난 집중호우 피해액만 1903억원에 달한다. 시장을 포함한 상가 1562개동 중 77%인 1208개동이 구례읍에 위치했고, 그중 절반에 가까운 597개동이 물에 잠겼다.


박정선 구례소상공인연합회장은 “구례 5일시장을 비롯한 상가들의 수해 피해 복구가 70% 정도 진행돼 이번 추석장을 통해 숨통이 조금 트인 상황”이라며 “하지만 구례의 경우 수해 피해와 코로나19 피해가 겹쳐 피해 규모 대비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책자금 상환 연장 등 보다 장기적인 소상공인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례군은 30일 집중호우로 인한 섬진강 범람에 따른 피해복구에 총 3324억원의 특별교부세와 국·도비를 확보했다고 밝혀 5일시장을 비롯한 관내 곳곳의 수해 복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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