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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슈 2020 미국 대선

美 대선 1차 TV 토론 불붙어, 트럼프-바이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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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1차 TV 토론에 참가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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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에 맞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첫 TV 토론에서 험한 말을 주고받으며 핵심 쟁점을 두고 충돌했다. 두 후보는 코로나19와 인종차별 문제, 좌파측 공약 등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후보는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있는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서 1차 TV 토론을 진행했다. 후보들은 코로나19를 의식해 악수를 생략했고 초반부터 강수를 뒀다.

트럼프는 우선 공석이 생긴 연방대법원의 대법관 지명 문제를 두고 언성을 높였다. 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대법원은 현재 우파 성향 법관 5명과 좌파 진영 인사 3명이 재임 중이며 최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타계로 공석이 생겼다. 트럼프는 자신이 이달 지명한 우파 성향의 에이미 코니 베럿 판사가 대법관이 되어야 한다며 "우리는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를 지명할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에 바이든은 "이번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11월 대선 당선자가 후임 연방대법관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의 정치 구도는 베럿 판사가 대법관에 오른다면 우파쪽으로 더욱 크게 기울어진다.

바이든은 자신이 당선된 이후 우파 중심의 대법원을 바꾸기 위해 대법원을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투표하라. 그리고 당신의 상원의원이 당신이 얼마나 강하게 느끼는지 알도록 하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것에 대해 어떤 관점을 취하든 그게 쟁점이 될 것"이라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거듭 의견을 내놓으라고 압박하자 "이봐, 입 좀 닫아주시지?"라고 맞받아쳤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법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고 바이든은 "계속 떠들어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의료보험 문제도 꺼냈다. 그는 "바이든은 미국 의료서비스를 사회주의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며 "그는 민주당의 극좌파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바이든은 "지금까지 그가 한 말은 모두 거짓말에 불과하다"며 "모두 트럼프가 거짓말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이든은 "트럼프는 코로나19 때문에 패닉에 빠졌다"고 지적한 뒤 "그는 계획이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는 "당신은 곧 코로나 백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은) 중국의 잘못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는 11월 대선 전에 개발 막바지에 이른 코로나19 백신들에게 긴급사용 승인을 내줄 계획이다. 트럼프는 사회적 봉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사람들은 빨리 자신의 일터가 열리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사람들은 안전하기를 원한다"고 맞받아쳤다.

올여름 미국을 달궜던 흑인 인종차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바이든은 "트럼프는 오직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것을 원할 뿐이지 단결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모든 것을 선동 수단으로 삼아 인종차별주의적 혐오와 분열을 일으키려 한 대통령이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의 공격에 그가 1994년 유색인종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강력범죄 처벌 강화법을 직접 발의했다고 되받아쳤다. 트럼프는 "당신은 강력범죄 처벌법이라는 말을 할 수 없다. 그런 말을 하면 급진 좌파 지지층을 모두 잃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이번 토론 자리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우편 투표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선거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몇 달 동안 누가 이겼는지 모를 수 있다"고 말했고 바이든은 "내가 지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토론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과거보다 축소 진행됐다. 방청객 규모는 100명 수준으로 제한되었으며 입장을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마치고 마스크를 착용했다. 토론회장 주변에서는 우려했던 대규모 시위는 벌어지지 않았다. 남은 두 차례 토론은 10월 15일과 22일 열린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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