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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슈 넷플릭스 세상 속으로

'집콕 추석' 넷플릭스ㆍ왓챠에서 뭐 볼까 고민에 빠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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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봐야 할 OTT 10선
‘집콕’이 미덕으로 인정 받는 시대, 귀향 길에 나서기도, 극장을 찾기도 망설여진다. 꿩보다 닭. 우리는 늘 대안을 찾아왔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로 슬기롭게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다. 안전하고 재미있는 연휴를 위해 넷플리스와 왓챠에서 볼만한 드라마를 추천한다.

굿플레이스(넷플릭스)

한국일보

'굿플레이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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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생전 착한 일을 한 적 없는 여자 엘레노어의 ‘천국’ 생활을 다룬다. 행정 착오로 행복한 영생을 누리게 된 엘레노어의 좌충우돌이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소동들 사이에 의외의 반전이 숨어있기도 하다. 엘레노어가 선과 악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으며 새로운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이야기 전개는 식상한 편. 극적인 메시지 전달보다 웃음에 더 무게를 두었다.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으나 수위 높은 대사 때문에 가족이 함께 보기에는 좀 민망하다. 까칠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인 엘레노어가 기이하게 매력적이다. 시즌4까지 나온 인기 드라마.

나의 눈부신 친구(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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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신 친구'. 왓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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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스트셀러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이탈리아 나폴리가 배경. 레누와 릴라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친구다. 가정 환경은 엇비슷한데 릴라네가 좀 처진다. 둘의 부모 모두 여자는 아무리 똑똑해도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 둘이 사는 변두리 동네는 힘의 논리가 판친다. 동네 상권은 깡패 집안이 쥐고 있다. 레누는 영재형, 릴라는 천재형이다. 레누는 릴라를 질투하고, 릴라는 레누를 신경 쓴다. 서로 경계하고 시기하며 두 사람은 우정을 쌓는다. 시즌2까지 만들어진 드라마는 이탈리아의 전후 현대사를 담으며 나폴리의 이면을 묘사한다. 가부장제 사회 속 여성의 고통스러운 연대기인 동시에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우정담이다.

미세스 아메리카(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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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 아메리카'. 왓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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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1970년대는 여성의 시대였다. 남녀 평등을 주장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정치권이 호응했다. 성평등 헌법수정안이 의회를 통과하고, 주별 비준을 받게 됐다. 이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선 이는 공화당 여성 당원 필리스 슐래플리(케이트 블란챗)이다. 슐래플리는 성평등 헌법수정안이 결국 여성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 운동을 전개한다. 페미니스트들은 슐래플리에 맞선다. 생각은 달라도 여성 대 여성 싸움판이 형성된 셈. 드라마는 슐래플리를 화면 중심에 두며 70년대 미국 여성운동사를 일별한다. 글로리아 스타이넘(로즈 번)과 베티 프리던(트레이시 울먼) 등 당대 여성운동가들의 활약과 갈등, 이념 세계를 보여준다.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보기 드문 드라마다.

스페이스 포스(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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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포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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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군 창설을 추진 중이라는데, 정말 우주군이 만들어진다면. 누구나 해볼 만한 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코미디 드라마다. 마크 네어드(스티브 카렐)는 우주군 첫 사령관으로 임명돼 우주군을 달에 보내라는 백악관의 명령을 이행하기에 진력을 다한다. 상부의 엉뚱한 명령에 대처하는 바쁜 와중에 가족은 바람 잘 날 없다. 네어드의 아내는 교도소에 있고, 딸아이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다. 정신 없는 일상에 한 여인이 끼어들어 마음을 흔들기도 한다. 관료제의 허상을 까발리면서도 유쾌한 웃음을 빚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 드라마. 섬세하고 예민한 과학자 역을 맡은 존 말코비치의 연기만으로도 시간을 내볼 만하다.

오자크(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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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자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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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에서 잘 나가는 재무 컨설턴트 마티(제이슨 베이트먼)는 어느 날 갑자기 벼랑 끝에 몰린다. 동업자인 친구가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돈을 빼돌려서다. 친구는 죽음을 면치 못하고 마티마저 위태롭다. 총구가 불을 뿜기 직전 마티는 기지를 발휘한다. 미주리 오자크에 가면 돈세탁이 용이할 거니 기회를 한번 달라고. 하루아침에 가족은 밴 한대 끌고 이사를 한다. 오자크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건 악마의 아가리 같은 범죄다. 마티는 가족의 안녕을 위해 두뇌를 가동하고, 최선을 다하지만 수렁에 깊이 빠져들 뿐이다. 주변인들은 하나 둘 비명횡사하고, 마티의 가족은 더욱 위태롭다. 마티의 아내 역을 맡은 로라 리니와 베이트먼의 연기 앙상블이 두드러진다. 시즌3까지 나왔다.

코민스키 메소드(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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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민스키 메소드'는 연기 대가 마이클 더글러스(왼쪽)와 앨런 아킨의 앙상블을 통해 유머와 페이소스 가득한 노년의 모습을 그려낸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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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배우상을 수상한 두 노장 배우의 출연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퇴락한 배우 샌디 코민스키(마이클 더글러스)와 그의 매니저 노먼 뉴랜더(앨런 아킨)의 우정을 통해 노년의 희비극을 그린다. 두 사람이 표현하는 노년은 청년 또는 중년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랑에 설레고, 범사에 기뻐하며 핏줄의 처지에 가슴 졸인다. 새옹지마 같은 삶의 모습이 종종 등장하는데 이런 식. 샌디는 딸의 새 남자친구가 자신의 연배와 비슷한 점에 못마땅해하나 동년배의 공통점을 찾고 금세 친해진다. 노년의 불우한 상황을 재치 있게 표현한 대사가 감칠나기도 하다. 노년을 다뤘어도 군내 나지 않는다는 점도 이 드라마의 미덕이다.

키딩(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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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딩'. 왓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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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연기에 발군인 배우 짐 캐리가 출연한다. 배꼽 잡게 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눈물과 웃음과 혜안과 독설이 버무려져 있다. 연출은 프랑스 감독 미셸 공드리. ‘이터널 선샤인’(2004)과 ‘수면의 과학’(2006) 등으로 기묘한 상상의 세계를 스크린에 펼쳐낸 인물이다. 세계 곳곳에 열성 팬을 지닌 유명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 제프 피클스가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피클스는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었다. 가족은 풍비박산이 났다. 피클스는 미련이 남았으나 되돌리긴 어렵다. 울어도 시원치 않은데 안면근육을 총동원해 웃으며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가상의 세계와 실제 세계 사이에 끼인 인물 피클스의 비애가 화면을 채운다. 드라마 속 프로그램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킬링 이브(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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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이브'. 왓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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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살인이 직업인데, 살인을 즐기는 사이코패스다. 불경스러운 표현이지만 적성에 딱 맞는다. 그런데 사랑 앞에선 여린 감성을 드러낸다. 매력적인 빌라넬(조디 코머)은 기상천외라는 표현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가 사랑하는 이는 자신을 쫓는 유부녀 영국 정보국 요원 이브(샌드라 오)다. 두 사람의 기묘한 사랑에 비밀스러운 국제 첩보 단체의 음모가 겹친다. 빌라넬과 이브는 묘한 감정을 주고 받으며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첩보세계에서 생존싸움을 벌인다. 드라마는 잔혹한데 웃기고, 때론 가슴 시리다. 첩보물 중 가장 기발하다 해도 과찬이 아니다. 동명 소설을 밑그림 삼았다. 지난해 샌드라 오에게 아시아계 최초로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올해 시즌3까지 나왔다.

홈메이드(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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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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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곳곳이 봉쇄됐을 당시 촬영된 단편영화 모음이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나는 촬영을 하겠다는 절박한 심정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이어진다. 이탈리아 감독 파울로 소렌티노를 비롯해 인도계 영국 감독 거린다 차다, 칠레 감독 세바스찬 렐리오, 파블로 로레인, 일본 감독 가와세 나오미 등이 참여했다. 유명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매기 질렌할이 메가폰을 잡은 단편도 포함됐다. 집안에서 가족과 보내는 소소한 행복을 그리거나 코로나19를 지구 환경 파괴에 빗대기도 한다. 다큐멘터리도 있고, 판타지도 있다. 희망을 잃지 말자는 것, 지금 이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자는 것, 코로나19로부터 얻은 교훈을 잊지 말자는 것 등을 강조한다.

힐 하우스의 유령(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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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하우스의 유령'.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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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이 출몰하는 집에서 살던 과거에 고통 받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크레인 집안은 교외 오래된 저택에 살게 된다. 넓은 집에서 아이들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다. 유령을 직접 보거나 이상한 기운을 종종 느낀다. 어느 날 사건으로 엄마가 죽게 되는 일을 겪으면서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다. ‘유령 집’에 대한 고통을 간직하며 각자 삶을 살던 가족은 기이한 힘에 의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공포물이지만 공포의 단계는 높지 않다. 인물들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무섭기보다 슬픈 공포물이라고 할까. 영화 ‘오큘러스’(2013)와 ‘위자: 저주의 시작’(2016) 등 공포물을 전문으로 연출해온 마이크 플래니건 감독의 재능이 제대로 발현됐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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