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동해찍고 제주서 기내식…고도 1만m에서 즐기는 '유람비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비행기 착륙 없이 목적지 상공 선회하는 가상 해외여행

코로나19 시대 대안 관광상품으로 인기

아시아경제

대만 관광객들이 지난 19일 타이베이공항을 출발해 목적지인 제주공항에 착륙하지 않은 채 제주 상공을 선회한 뒤 대만으로 다시 회항하는 '제주 가상출국여행 얼리버드 프로모션'에 참여해 기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대만에서는 최근 관광객 120명이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고 제주 상공을 선회한 뒤 다시 대만으로 회항하는 방한 관광을 진행했다. 이른바 '제주 가상출국여행 얼리버드 프로모션' 상품이다. 탑승객들은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기내에서 민속놀이와 제주 사투리 배우기 등 한국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기내식으로 '치맥(치킨+맥주)'과 '치콜(치킨+콜라)'도 즐겼다. 제주 상공에 도착한 비행기가 고도 1만m에서 섬 주위를 선회하자 탑승객들은 창문 밖으로 보이는 제주 풍경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으며 여행의 기분을 만끽했다.


이 상품은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에서 대만 중대형여행사 이지플라이, 항공사 타이거에어와 공동으로 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단절된 상황에서 이처럼 목적지에 착륙하지 않고도 출국과 기내 체험을 통해 여행 기분을 내는 '유람비행'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30일 관광공사 관계자는 "관심도를 알아보기 위해 120명 한정으로 예약을 진행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상품이 모두 팔려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정오에 출시한 이 상품은 4분 만에 매진됐다. 진종화 관광공사 중국팀장은 "코로나19로 방한 관광시장이 침체되고 힘든 시기이지만 새로운 시작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준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 수요 갈증 달래고
고사 위기 항공·여행업계에 다소 숨통


이 같은 유람비행 상품은 대만과 일본 등에서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내 체험과 목적지 상공을 선회하는 경험을 통해 해외여행을 희망하는 이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항공업계와 여행업계 입장에서도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우리나라도 이 흐름에 맞춰가고 있다. 국내 상공을 비행하며 여행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상품이 등장해 내국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하나투어가 최근 선보인 국내 첫 가상 해외여행상품 '스카이라인 여행'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하늘 위 특급호텔이라고 불리는 아시아나항공 A380 항공기를 타고 다음달 하순 인천공항을 출발해 2시간여 동안 강릉, 포항, 김해, 제주 상공을 비행한 뒤 인천공항에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됐다. 해외로 나가지는 않지만 해외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상품은 지난 25일 판매를 시작해 총 320석 가운데 응급환자용 좌석을 제외한 284석이 당일 매진됐다. 항공권만 판매하거나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 네스트호텔 등 숙박을 포함한 상품도 출시했는데, 하나투어에 따르면 비즈니스석+숙박 상품은 1분 만에 마감됐고 예약 가능한 인원의 4배에 달하는 대기예약도 발생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스카이라인 여행을 통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여행을 갈 수 없었던 여행객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여행객들이 해외여행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하고 차별화된 국내여행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