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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으로 단정" vs "월북 의사 표명해" 北, 피격 공무원 월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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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동생은 조국에 헌신하고 봉사한 애국자"

"월북 의사 밝혔는데 북한서 왜 죽였겠냐"

해경 "단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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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이모 씨의 형 이래진씨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던 중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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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북한 영해서 북한군의 사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 모 씨(47)의 유가족이 이 씨가 월북했을리 없다며 국제 공조 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 씨 유족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적대국 북한 통신 감청 내용은 믿어주면서 (이씨가) 월북했다고 단정하며 엄청난 범죄로 몰아간다"고 비판했다.


유족 대표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 씨 형 이래진씨는 "동생은 국가공무원으로 8년간 일했다. 조국에 헌신하고 봉사한 애국자였다"며 "이런 동생을 월북으로 몰아가는 정부에게 미래는 어디에 있냐고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해양수산부 소속 이씨는 지난 21일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업무중 실종됐다. 해수부와 해양경찰은 이날 낮 12시50분께 실종신고가 들어온 뒤 이씨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찾지 못하고 이씨는 22일 밤 9시40분 북한 영해서 북한군 총격에 의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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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이틀 앞둔 29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개머리해안 일대 마을이 고요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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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가 월북했다는 정부 판단에 대해 이래진씨는 "이번 사건 이후 정부에서는 단 한번도 연락이 없었다"며 "해경 발표 전 가장 중요한 것이 현장조사와 시뮬레이션 통한 여러가지 공법의 제시인데 뭐가 급했는지 다시 월북 프레임을 씌웠다"고 했다.


이어 "동생은 숨지기 이틀 전까지 나와 통화했는데 월북에 관한 어떤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중국 불법어업 단속이 위험하지 않냐고 물었을때 '형님 저는 평생 공무원으로 일할 것이고 자부심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답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월북 의사를 밝혔는데 북한에서 왜 죽였겠냐"며 "이는 곧 월북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NLL 이북에 섬도 많은데 아무리 코로나가 무서워도 데려가서 심문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래진씨는 "대한민국 NLL 이남의 해상 표류 행적과 동선, 당국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며 "이씨가 실종돼 해상 표류한 30여시간 동안 정부와 군 당국은 구조에 관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NLL 북쪽으로 유입된 뒤인 '골든타임' 6시간 동안에도 우리 군은 그 어떤 수단도 사용하지 않았다"며 "두 번의 골든 타임에는 아무 조치도 못받고 북측 NLL로부터 불과 0.2마일(약 321m) 떨어진 해상에서 체포돼 죽음을 당하는 억울한 일이 왜 일어났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이 씨 사망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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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삼 인천해양경찰서 서장이 2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소연평도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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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해경은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해경은 이날 인천 연수구 해경 청사에서 열린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북측에서 실종자의 인적 사항을 소상히 알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등을 근거로 단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윤성현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은 브리핑에서 "자체 조사 결과 사망한 이씨가 약 3억3000만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으며, 이 중 2억6800만원이 인터넷 도박으로 생긴 빚"이라고 밝혔다. 또 "가정 상황도 불우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그러나 이런 자료만으로 월북 여부를 판단할 수 없으며, 국방부가 제공한 자료를 보고 월북으로 결론 냈다"고 했다.


해경은 또 이 씨가 탔던 어업지도선에 대한 조사와 실종 당시 조류 등을 분석한 표류 예측 분석 결과도 발표했다. 해경은 "어업지도선 현장 조사와 동료 진술을 근거로 선미 갑판에 남겨진 슬리퍼는 실종자의 것으로 확인되며, 유전자 감식 중"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 분석 결과를 근거로 실종된 이씨가 조류에 따라 표류했을 경우 실제 발견 위치로 이동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해경은 "실제 72㎏ 무게의 모형을 바다에 빠트려 실험했으며 33㎞ 거리는 구명조끼를 입고 수영하면 17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경은 이씨 시신 및 유류품에 대한 수색은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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