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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수사팀 공개 꺼린 ‘추-보좌관 카톡’ 심의위서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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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심의위원 만장일치 의결

‘휴가 연장’ 논의 내용 담겨

추미애 거짓해명 결정적 단서

대검, 지원장교 진술 번복 들어

“추가 수사 필요” 의견 나왔지만

김관정 동부지검장 “내가 책임진다”

추석전 수사결과 발표 밀어붙여


한겨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월27일 오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자료제출 요구와 관련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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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보좌관과 휴가 연장을 논의한 내용이 담겨 ‘거짓 해명’ 논란을 부른 카카오톡 메시지가 서울동부지검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공개심의위)의 만장일치 의결을 통해 언론에 공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검 지휘 과정에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결과에 책임지겠다’며 수사결과 발표를 관철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 ‘거짓 해명’ 논란 부른 추미애 카톡, 심의위 만장일치 ‘공개’ 결정

29일 <한겨레>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서울동부지검은 28일 오전 11시30분 공개심의위를 열어 추 장관과 최아무개 전 보좌관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의 공개 여부를 심의했다. 이날 심의 대상에 오른 카카오톡 메시지는 추 장관이 아들 서아무개씨가 휴가 중이던 2017년 6월14일과 21일 최 전 보좌관과 휴가 연장에 대해 논의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아들 휴가 연장 과정에서 보좌관과 연락한 바 없다’는 추 장관의 해명이 거짓임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애초 수사팀은 메시지 원문을 그대로 공보자료에 담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았으나, 대검의 지휘 뒤 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동부지검이 사안이 예민한 만큼 처음에는 원문 공개를 꺼린 것으로 안다. 결과적으로 대검과 의견의 일치를 봤고 공개심의위 심의를 거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열린 동부지검 공개심의위는 만장일치로 ‘메시지 원문 공개’를 결정했다.

■ 지원장교 진술 번복에…대검 ‘추가 수사 필요’ 지적했지만…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덕곤)는 지난주 수사결과를 대검에 보고했지만 ‘추석 전에 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동부지검 의견과 달리 대검 지휘부에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승인권자인 이아무개 중령에게 휴가 연장 의사를 전달하고, 이 중령의 휴가 승인을 다시 서씨 쪽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 지원장교 김아무개 대위의 진술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수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 대위는 애초 서씨의 3차 휴가 연장이 결정된 2017년 6월21일 ‘서씨에게 4일간의 휴가 연장이 승인됐으니 27일에 복귀하라고 통보했다’고 진술했다가 추가 조사에서는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수사팀은 서씨의 진술에 힘을 실어줄 추가 물증을 첨부해 최종수사결과 보고서를 대검에 올렸다고 한다. 휴가 승인권자인 이 중령이 지원반장 이아무개 상사와 나눈 대화 녹취록이 바로 그 물증이다. 지난 6월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재개할 무렵의 대화가 담긴 이 녹취록에는 김 대위가 이 중령에게 ‘지시대로 서씨가 신청한 휴가 연장을 병가가 아닌 개인휴가로 처리했다’고 말했다는 ‘전언’이 담겨 있다. 비슷한 시기에 김 대위는 검찰 조사에서 “휴가 연장과 관련된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동부지검은 김 대위 진술 자체에 신빙성이 부족하므로 ‘휴가 처리를 통보받았다’는 서씨 진술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불기소 발표 뒤 지금 결정과 상반되는 진술이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대검의 지적에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내가 책임지겠다’며 수사발표를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카카오톡 메시지 공개로 추 장관이 아들 병가·휴가 연장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장관 서면조사만으로 수사를 마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추가로 수사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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