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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피해자 도박빚 2억6000만원, 아들과 마지막 통화뒤 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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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이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 회의실에서 연평도 실종공무원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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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이 29일 어업지도 공무원 이모(47)씨의 실종 관련 수사진행 브리핑을 열고 "자진 월북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해경 발표는 북측이 보내온 통지문 내용과도 상충하는 데다 유가족도 "이씨가 월북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① 구명조끼 입고 38㎞ 수영해 월북?



해경에 따르면 이씨는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근무했다. 이 배는 당시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상을 지나고 있었다. 이씨가 피격된 장소는 소연평도에서 북서쪽으로 38㎞ 떨어진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이다. 해경에 따르면 이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의지한 채 30㎞가 넘는 거리를 헤엄쳐 월북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경 발표에 따르면 이씨는 월북하기 위해 조류의 흐름과 역방향으로 30여㎞를 헤엄쳤다는 결론이 나온다.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은 "당시 파고와 수온, 이씨의 건강 상태와 수영 실력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서 장시간 수영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긴 하다"면서도 "건강 상태나 구명조끼 등을 착용했다면 이동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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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어업지도선 공무원, 북 총격으로 사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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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경은 이씨의 구명조끼 착용 여부도 직접 확인하진 못했다. 전날 해경 수사관 3명이 국방부를 방문해 관련 자료를 살펴본 결과 "이씨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해경은 "이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기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씨의 동료들은 이씨가 실종된 지난 21일 오전 1시 35분 조타실을 나갈 당시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배 안에선 85개의 구명조끼가 발견됐는데 무궁화 10호에 탑승하고 있던 공무원들도 "몇 개의 구명조끼가 배 안에 있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해경은 "국방부 자료를 확인한 결과 해당 부유물은 사람 키의 절반가량인 1m 길이로 엉덩이를 걸칠 수 있고 상체를 누워서 발을 접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이라면서도 "국방부 자료를 본 것이라 부유물의 종류나 구명조끼 색상, 상태 등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북이 이씨의 시신을 훼손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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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된 공무원 이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해양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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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해경,"北이 신상 파악" VS 北,"아무개라 얼버무려"



해경은 이씨의 월북 정황에 대한 두 번째 이유로 북측이 이씨의 이름과 나이, 고향 등 신상 정보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던 점을 들었다. 이씨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했다. 해경 관계자는 "북한 기간원이 피살 공무원의 이름, 나이, 월북 의향, 신분을 다른 기간원에게 보고한 것을 군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25일 보낸 통지문에서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확인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두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군인들이 단속 명령에 계속 함구만 하고 불응하기에 공포탄을 쏘자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됐다"고도 했다. 이에따라 북측이 통지문에서 당시 상황을 정확히 한국에 전달하지 않은 것 아니냐 의문이 나온다.



③"이씨 인터넷 도박 빚 등 3억3000만원 채무"



해경은 이씨가 3억3000만원의 채무를 가지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이중 인터넷 도박으로 2억6800만원 정도의 빚을 졌다고 한다. 개인 빚도 1000만원 정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의 통화기록을 조회한 결과 실종된 날이자 야간 근무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 21일 0시 직전인 20일 11시 56분경 아들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아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는 등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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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공무원증과 지갑. 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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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은 "이씨가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채무가 발생하고 이자가 연체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정도 불우해지는 등 금전 관계를 제외하고 인간관계에서는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단순히 채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월북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국방부의 자료에선 이씨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 등도 있어서 월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④조류 방향 거슬러 이동? CCTV는 고장



해경은 이씨가 해양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등 바다를 잘 알고 있고 어업지도선에서 근무하면서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소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와 조석 등을 분석한 '표류 예측' 결과도 그가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씨가 실종됐을 당시 바다에 표류한다면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떠내려갔어야 한다.

실제로 해경이 이씨의 키, 몸무게가 비슷한 물체를 소연평도 해상에 던져 실험한 결과도 표류 예측 시스템과 거의 유사하게 나왔다. "인위적인 노력 없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제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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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별로 예측한 이모(47)씨의 표류 예측 결과. [해양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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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실종 뒤 무궁화 10호 선미 갑판에서 발견된 슬리퍼는 이씨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배 안의 폐쇄회로 TV(TV)는 고장이 난 상태였다. 이씨 실종 전날인 20일 오전 8시 2분까지 동영상만 저장돼 있었다. 해경은 저장된 동영상 731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 "1차 적으로 CCTV 동영상 속 27개 파일을 분석한 결과 6개에서 이씨가 발견됐는데 특이점이 없었다"며 "국과수에 의뢰해 조작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모란·심석용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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