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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몇번을 울었다" 文의 여자 김정숙 여사의 따뜻한 추석편지[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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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경북 의성 홀로 어르신들에게 감사 편지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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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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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한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오래 못 뵙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경북 의성의 홀로 어르신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편지를 보냈다.

29일 의성군에 따르면 이 편지는 의성지역 홀로 어르신들이 최근 "이번 추석땐 오지말라"며 타지역에 있는 자녀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감동한 김 여사의 감사 사연을 담았다.

이에 앞서 의성군은 지난 14~25일 홀로 거주하고 있는 노인 1873명을 찾아 휴대폰으로 '안전한 집에서 추석 보내기' 영상을 찍어 타지역 거주 자녀들에게 보냈다. 이 영상은 큰 화제를 일으켰다.

김 여사는 어르신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르신들께서 자제분들에게 보낸 영상편지를 몇 번이나 다시 보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보고 싶다고 가장 하고 싶으실 속엣 말씀을 차마 꺼내놓지 못 하시는 그 마음들이 뭉클했다"고 썼다.

김 여사는 "고령의 부모님들을 찾아뵐 수 없는 상황이기에 죄송함과 서운함으로 자제분들도 편치 않을 것이다"고 적었다.

이어 "의성군 어르신들이 보내주신 영상 메시지가 고향과 부모님을 찾지 못하는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셨다"고 감사해했다.

김 여사는 "어르신들이 지금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 온 것처럼 현명하고 강인한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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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의 감사편지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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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정숙 여사 감사편지 전문이다.

의성군 어르신들께

"이번 추석에는 오지 말거레이."

"코로나 끝나거든 오니라. 사랑한다."

"내 걱정은 하지 마라. 내는 잘 있다."

의성군 어르신들께서 자제분들에게 보낸 영상 편지를몇 번이나 다시 보았습니다.

"보고 싶다"고.

가장 하고 싶으실 속엣말씀을차마 꺼내놓지 못하시는 그 마음들이 뭉클했습니다.

이 땅 모든 부모님들의 마음이 한가지일 것입니다.

"나는 잘 지낸다" "다음에 만나자"고 다독이시면서도대문 앞을 서성이는 걸음이 허전하실 것입니다.

발자국 소리 드문 시골 마을에서,대처에 내보낸 자식들이 얼마나 그리우실까요.

그런데도 행여 자식 손주들에게 해가 될까봐 마을 이웃들에, 나라에 폐를 끼칠까봐한사코 만류하시는 어르신들의 진심을 전해 듣습니다.

얼마 전 수해를 입은 마을에서 흙투성이가 된 옷가지들을 빨래하는데어르신 한두 분 사는 댁에 이불이며 베개가 한가득이었습니다.

명절이면 찾아오는 반가운 자식 손주들.

하룻밤이라도 편히 재워보내고 싶은어버이의 마음이 애틋했습니다.

"나는 괜찮다"고 말씀하시지만,사실은 괜찮지 않으실 때가 많다는 걸 자식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오로지 자식들의 앞날을 바라보며어려웠던 시절을 꿋꿋하게 버텨내오신 어르신들께서명절날 가족들과 둘러앉아 먹는 밥 한 끼의 따뜻함이살아가시는 힘이 된다는 것도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고령의 부모님들을 찾아뵐 수 없는 상황이기에죄송함과 서운함으로 자제분들도 편치 않을 것입니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계신 부모님들을면회금지로 오래 만나뵙지 못하고 계신 분들은이번 추석이 더욱 쓸쓸할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오래 못 뵙고 있습니다.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는 부모님이시지만손이라도 잡아드리고 싶은 그 마음을 압니다.

지난해 시어머님을 떠나보낸 후가족이라는 인연으로 만나 서로 아끼고 사랑할 시간이 길지 않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의성군의 어르신들이 보내주신 영상 메시지가고향과 부모님을 찾지 못하는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셨습니다.

어르신들의 지금까지 수많은 어려움들을 이겨내 온 것처럼현명하고 강인한 우리 국민들은코로나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설 명절에는 가족들이 기쁘게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그러나 꼭 건강하셔야 합니다.

자식 손주들 주려고 틈날 때마다 간수해 두었던 것들아끼지 말고 꼭꼭 챙겨서 드세요.

2020년 9월28일

대통령 부인 김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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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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