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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 연봉 3억? 우린 '결제액 90%' 작가 준다…대안 웹툰 딜리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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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콘텐트 플랫폼 '딜리헙' 박유진 대표 인터뷰

지난해 네이버 웹툰 정식 연재작가 359명의 연평균 수익은 3억 1000만원. 상위 20위 작가는 평균 17억 5000만원을 벌었다. 올해 국내 웹툰 시장은 1조원 규모(KT경제경영연구소)까지 성장할 전망. 웹툰 작가 지망생이 급증하는 이유다.

그러나 등용문은 좁다. 네이버·다음의 아마추어 게시판(도전만화·웹툰리그 등)에 무료로 작품을 공개해놓고 단계별로 ‘정식 연재’까지 포털 편집자의 몇 단계 간택을 기다리는 것 외에 뾰족한 데뷔 방법이 없다. 일부 기업이 여는 공모전은 바늘구멍이다. 최근 리디북스 웹툰 공모전은 8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작가의, 작가에 의한, 작가를 위한' 오픈 플랫폼을 표방한 스타트업 딜리헙이 주목받는 이유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딜리헙은 누구나 작품을 유료로 제공할 수 있는 오픈 마켓이다. 『며느라기』의 수신지 작가(2017년 우리만화상 수상), 『극락왕생』의 고사리박사 작가(2019 콘텐츠대상 수상) 등 웹툰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을 비롯한 3000여 명의 창작자가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스타작가 말고 허리가 탄탄해야 K웹툰의 미래가 밝다"는 박유진(33) 딜러헙 공동대표를 25일 서울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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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헙 공동창업자 박유진 대표. 딜리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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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다음 웹툰 말고, 오픈플랫폼



박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유럽지사(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일하다 현지에서 창업했다. 계기는 2018년 불거진 웹툰 불공정계약. 작가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어 온 국내 웹툰 플랫폼 26곳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만화책 1500권을 소장한 애호가인 박 대표는 작가를 키우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팀원들과 의기투합했다.

Q : 딜리헙은 한 마디로

A : "누구나 작품을 올려 수익을 올리는 열린 콘텐트 출간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가 맘껏 뛰노는 웹툰계 '유튜브'라 생각하면 쉽다."

Q : 대형 플랫폼에서 탐내는 작가들도 연재 중인데.

A : "고사리박사 작가는 유명 플랫폼에서 ‘상업성이 없다’며 연재를 거부당해 딜리헙을 택했고, 수신지 작가는 인스타그램에 연재하며 미리보기를 유료로 딜리헙에 올린다. 웹툰 시장이 커졌지만, 플랫폼이 택한 소수 외에는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없다. 기회와 수익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오픈 플랫폼을 만들자 작가들이 먼저 찾아왔다."

딜리헙은 아직 월간방문자(MAU) 15만명 수준의 작은 플랫폼이지만 팬덤이 탄탄하다. 대표작인 극락왕생은 연간 누적 매출 2억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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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헙은 첫번째 메뉴로 '딜리스테이션'을 두고 연재 작가 인터뷰나 작품 소개 등 각종 정보를 전하고 있다. 딜리헙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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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웹툰 불공정 계약 문제를 지적했다.

A : "스타 작가는 연간 수억 원대 수익을 올리지만, 대다수는 불공정한 계약 조건에도 작품을 투고하기 급급하다. 인기작과 유사한 작품이 양산되고 학원물·무협·판타지 등 획일화가 나타난다. 클릭 수가 최우선이 되며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

Q : 오픈 플랫폼이 대안이 될 수 있나?

A :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딜리헙에서는 작가가 연재 주기와 편당 가격도 정한다. 독자 전환율·이탈률 등 분석 데이터를 보며 스스로 작품을 기획·판매한다. 대형플랫폼에서 다루기 힘든, 색깔이 강한 작품도 독자를 만날 기회를 얻는다. N번방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오빠가 사라졌다』가 대표적 예다."



② 6% 수수료의 의미



Q : 기존 플랫폼에선 창작자가 제대로 수익을 분배받지 못했나?

A : "작가가 플랫폼과 에이전시에 내는 수수료는 매출의 50% 내외다. 심한 경우 70%까지 낸다. 연재처가 적으니 작가는 불공정 계약도 감내한다. 창작자가 중심이 아니라 유통 플랫폼이 돈을 버는 구조다."

Q : 딜리헙은 다른가?

A : "수수료 6% 정책을 고수한다. 1000원 유료 웹툰 결제 시 딜리헙이 60원, 결제업체(PG)가 약 40원을 받아가고 900원은 작가에게 간다. 돈이 작가에게 가기에, 독자가 기꺼이 지갑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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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헙 서비스. 작가는 작품 판매금액의 90%가량을 정산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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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6% 수수료로 운영이 가능한가?

A : "플랫폼이 수수료 장사에 집중하면 단기 수익은 올려도, 장기적으로는 창작 생태계가 망가진다. 처음부터 서버 비용 등 운영비 정도만 수수료로 받을 생각이었다. 대신 배달의민족처럼, 작품을 알리고 싶은 작가가 딜리헙에 광고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③ 당신도 돈 버는 '유료'작가 될 수 있다



Q :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나? 팁을 주자면

A : "가입 후 '작가 되기' 버튼만 누르면 작품을 올리고 판매할 수 있다. 물론 수익을 내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작가 인터뷰, 플랫폼 활용 방법, '창작자를 위한 안내서' 등을 담은 '딜리스테이션' 메뉴를 활용하길 권한다. 독자 설정, 차별화 전략, 데이터를 읽는 법 등 초보 작가를 위한 정보를 계속 발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활용해 작품을 알리며 다음 화 미리보기를 유료로 오픈 플랫폼에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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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헙이 생각하는 '작품 연재를 추천하고 싶은 사람'. 딜리헙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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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딜리헙의 향후 계획은?

A : "콘텐트와 지식재산권(IP)의 주인은 플랫폼이 아니라 작가다. 한두 명 스타작가에 의존하지 않고 창작자와 같이 성장하는, 허리가 튼튼한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각각의 작가가 IP를 가진 크리에이터로 성장하는 판을 깔겠다."

딜리헙은 '독특한 스토리가 모이는 허브'라는 의미라고 한다. 올해 9월 SV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1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내년 1월 영미권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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