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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송의 최대 이유…'영업비밀 침해'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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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최석환 기자] [편집자주] 2025년 180조원 시장으로 연평균 25%씩 커질 전망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그러나 한국 배터리업체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세기의 전쟁'으로 불리는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한창이다. 500일 넘게 물고 물리는 싸움을 벌여온 이 소송은 내달 26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첫 판결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번 소송의 예상 시나리오와 의미를 점검해본다.

[MT리포트]美에서 벌어진 韓 배터리 세기의 소송-③ 양사는 왜 다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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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의 본질은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명백히 밝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자는 것입니다."

지난해 4월말, LG화학은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와 댈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전기차용 배터리(2차전지) 핵심 인력 쟁탈전에서 벌어진 갈등을 국제 소송으로 확대하게 된 이유를 '영업비밀 침해' 때문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LG화학은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2년간 배터리 연구·생산 등 전 분야에서 100여명의 핵심 인력을 빼갔고, 이들이 이직 과정에서 개인당 400여건에서 많게는 1900여 건의 핵심 기술 관련 문서를 다운로드 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의 연구개발비가 LG화학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도 영업비밀 침해의 한 단서로 들었다. LG화학은 2018년 연구개발비로 1조600억원을 투자했는데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2300억원에 그쳤다는 게 영업비밀 침해의 또 다른 근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을 침해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한다. 양사의 배터리 기술과 생산 방식이 다르고, 이미 SK이노베이션도 핵심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굳이 경쟁사의 기술이나 영업 비밀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LG화학 직원들의 이직 역시 자발적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LG화학에서 이직해 온 직원은 100여명 정도인데, 이는 SK이노베이션 경력직에 지원한 LG화학 출신 직원 1000여명의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가 1년 5개월 넘게 미국 소송전을 이어가면서 반박에 재반박을 내놓으며 최종 판결 전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결국 사안을 바라보는 양측 입장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업비밀 침해는 과연 실제로 있었을까. 일단 SK이노베이션은 "ITC 예비 판결에는 양사에서 지워진 문서 중 어떤 것이 영업비밀이고 어떤 것이 LG화학측 손해와 관련된 문서인지 설명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며 ITC의 이 같은 예비 판결에 따라 관련 사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과 관련해 절차적 규범을 준수하지 못해 '조기 패소'라는 결론이 내려지는 바람에 정작 '어떤' 영업비밀이, '얼마나' 침해됐는지 여부는 제대로 다퉈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LG화학은 이 주장에 대해서도 해석이 다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삭제한 문서 내용들이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ITC가 '조기 패소' 예비 판결을 내린 것"이라며 "침해된 영업비밀 리스트는 현재 비공개 정보로 ITC에 모두 제출돼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삭제를 위해 정리된 문서 목록만 봐도 전기차 배터리 원가·구매나 가격 영업비밀을 탈취한 정황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탈취한 목적도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폭스바겐과 포드로부터 배터리를 수주하기 위해 LG화학의 영업비밀에 의존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일단 손해를 배상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밝혔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무엇을 훔쳐갔는지부터 분명히 밝힌 뒤, 필요하다면 이에 따른 배상액을 산정하는 것이 순서"라고 반박했다.

양측 공방은 이제 내달 26일로 예정된 ITC 최종 판결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이 소송의 처음과 끝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ITC가 어떤 판결을 내릴 지 주목된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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