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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양대 바둑채널, 풍성한 한가위 특집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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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바둑] 바둑TV 초속기 라이벌전 주목 - 신진서·박정환은 페어대결

추석 명절은 특히 바둑 팬들에겐 연중 어느 때보다 소중한 시간이다. 햇곡으로 빚은 떡과 과일을 나누며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오로(烏鷺)의 즐거움을 주고받는 황금 연휴가 시작된다. 양대 채널인 바둑TV와 K바둑(한국바둑방송)이 마련한 추석 특집 프로그램을 정리해 보았다.

◆바둑TV

한국기원이 직영하는 바둑TV는 프로 기사들의 초속기 라이벌전을 주찬(主饌)으로 준비했다. 초속기에 능한 프로 기사 라이벌 커플 3쌍을 초대, 제한 시간 없이 20초 초읽기 5회만을 제공한다. 모든 대결은 3번기지만 2-0으로 승부가 결정돼도 마지막 3국까지 치르기로 해 긴박감을 더했다.

조선일보

바둑TV 속기 라이벌 특집 중 하나인 김영환(왼쪽) 대 서능욱전. /바둑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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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인 9월 30일(수) 오후 1시엔 국내 속기 바둑의 양대 간판 격인 서능욱(62) 9단과 김영환(50) 9단이 대결한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호쾌한 싸움 바둑의 서능욱은 ‘손오공’ ‚ ’10초 바둑의 달인’ 김영환은 ‘영환 도사’란 별명을 들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둘 간 공식전 통산 전적은 3승 3패 동률이다.

추석 당일인 10월 1일엔 어느덧 바둑계 ‘최고참급 언니’로 올라선 박지은(37) 9단과 조혜연(35) 9단이 마주 앉는다. 박지은은 세계 여자 대회 5연속 제패로, 조혜연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활약하며 20년 넘게 라이벌 관계를 이어온 사이. 그간 24판의 공식 대국을 펼쳐 조혜연이 15승 9패로 앞서 있다.

2일 같은 시간 열릴 라이벌 대결 3탄 출전자는 박하민 7단과 송지훈 6단. 98년생 동갑인 둘은 경쟁자이면서 절친으로도 소문났다. 박하민은 지난해에, 송지훈은 올해 크라운배를 나란히 제패한 인연도 있다. 9월 랭킹은 박하민이 24위, 송지훈이 32위. 하지만 통산전적에선 송지훈이 4전 전승으로 앞서 있다.

3일 오후 1시엔 국내 투톱 신진서(20)와 박정환(27)이 페어 대결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함께할 파트너는 가수 김장훈과 개그맨 엄용수. 아마 6단인 엄용수는 연예인 최고수로 꼽혀왔고, 아마 5단증을 가진 김장훈도 바둑 행사에 수차 등장한 고수다. 이 4명이 어떻게 짝을 이룰지는 대국 당일 추첨으로 결정한다.

◆K바둑(한국바둑방송)

K바둑의 한가위 특집 제목은 ‘환상의 짝꿍’이다. 페어 대결 4판을 준비했는데 출연진 구성이 정말로 환상적이다. 팀별 제한 시간은 20분에 30초 초읽기 3회. 대국 전 간단한 퀴즈 게임을 벌여 승자에게 대국 도중 1분의 작전 타임을 준다. 본방송 시간은 매일 밤 10시.

조선일보

K바둑 특집에서 열전중인 안형준·성준 형제와 김다영·채영 자매(왼쪽부터). /K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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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1탄은 ‘형제 대 자매’ 대결이다. 안형준(31)·안성준(29) 형제와 김채영(24)·김다영(22) 자매가 우열을 가린다. “형이 TV에서 내 바둑 해설 하는 걸 들었는데 나를 엄청 혼내더라. 오늘은 내가 형을 이끌고 가겠다.”(안성준) “언니랑은 연습으로도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는데 재미있을 것 같다."(김다영)

1일엔 ‘송아지 3총사’ 멤버인 박영훈(35)과 원성진(35)이 아버지와 함께 출전해 ‘부자 대결’을 펼친다. 박광호씨와 원익선씨는 아들을 세계적 기사로 키워낸 ‘바둑 대디’ 원조이자 아마 정상급 강자란 공통점이 있다. 원익선씨는 프로가 된 아들을 앉혀놓고 복기 지도를 했다는 ‘전설’의 주인공이다.

10월 2일엔 부부 2쌍이 등장한다. 이영구(33)·오정아(27) 커플과 허영호(34)·김신영(29) 커플이 겨룬다. 이·오 부부는 2018년 바둑계 프로 기사 8호, 허·김 부부는 2019년 9호 커플로 탄생했다. 김신영과 오정아 모두 “남편에게 맞추며 두어가겠다”는 ‘부창부수 전략’을 밝혔지만 실제도 그럴지는 두고 볼 일.

한가위 특집 최종일인 3일 밤에는 ‘절친 대결’로 꾸며진다. 김지석(31)·강동윤(31) 팀과 최정(24)·오유진(22) 팀이 대좌할 예정. 세계대회 우승 경력의 30대 남성 베테랑들과, 한국 여자 1·2위를 점하고 있는 20대 여성 중견 기사들의 매치업이어서 양보 없는 열전이 예상된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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