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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 상인들 “임대료 반 깎아달라”…상가임대차법 통과 후 첫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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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임대차법 개정 나흘 만에… 두타 상인들, 감액청구권 첫 행사

서울 중구 두산타워(두타몰) 입점 상인들이 28일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급감했다’며 건물주인 두타몰 측에 월세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세입자가 건물주에게 임대료 감액 청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 개정안이 지난 24일 국회를 통과한 이후 이 법에 따라 이뤄진 첫 감액 청구 사례다. 하지만 두타몰 측은 “지난 2월부터 임대료를 10~30% 할인해 주고 있기 때문에 감액 청구권 대상이 될 수 없고 추가 인하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선일보

28일 서울시청 앞에서 동대문 두산타워 상인들이 ‘차임감액 청구권 행사 기자회견’을 열어 두산 측의 임대료 감면을 촉구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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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몰 입주상인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진보당 서울시당,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 모임(맘상모)’와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로 외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매출액의 80~90%가 감소했다”며 “개정된 상가임대차법상 감액 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개정 상가임대차법에 따르면, ‘코로나 등 제1급 감염병에 의한 경제 사정의 변동’이 있을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보증금과 임대료 감액을 요구할 수 있다. 이에 타당성이 있으면 임대인은 감액을 해줘야 한다. 이정현 상인회 비대위 총무는 “한 달 매출이 200만원이 안 되는데 월세가 1000만원씩 나가고, 위약금 때문에 점포를 빼기조차 쉽지 않다”며 “설령 50%를 감면해준다고 해도 빚을 지게 되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타몰은 상인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건물 관리비 등 기본적인 상가 운영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타몰 측은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상인들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오고 있다”며 “월별 상황에 따라 2월에 20%, 3~4월에 50%, 5월에 20%를 인하해 임대료를 받았고, 6월부터는 30% 인하에 추가 20%는 유예해주고 있다”고 했다. 더 이상의 감면은 어렵다는 것이다. 두타몰 관계자는 “전체 입주 상인 100여명 중 대다수는 회사 측의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일부 상인이 더 많은 할인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무리한 요구는 수용이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두타몰이 임대료를 추가로 감액해줘야 하는지, 한다면 어느 정도 해줘야 하는지에 대해 기준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법적 다툼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상인들은 두산타워 측에 임대료 감액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개정된 상가임대차법에 코로나를 이유로 임차인이 임대료를 감액받을 수 있다고만 돼 있을 뿐, 임대료를 어느 기간 얼마나 감면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아무 규정도 마련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나 독립적인 기구가 권고하는 감면 기준도 없다. 양측이 임대료 조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양측은 지방자치단체 산하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에 따르거나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양측이 조정위원들이나 재판부 앞에서 각각 자신의 경제 상황, 임대료를 감액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이유, 적정한 감액 비율을 주장해가면서 수개월~수년간 다퉈야 한다.

그러나 상가임대차법이 가까운 시일 내에 보완될 가능성은 적다. 민주당도 임차인과 임대인 간에 합의되지 않을 경우 ‘조정이나 소송’을 해결책으로 꼽고 있다. 개정안 발의에 참여한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24일 라디오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임차인이)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등에 (조정) 신청을 해서 (임대인을) 압박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상가임대차법을 다시 개정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이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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