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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명이 먼저” 정의당, 북에도 할 말 하겠다는 ‘신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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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8일 오후 전남 목포시 서해어업관리단 전용부두에 북한군 총격을 받고 숨진 공무원(항해사)이 실종 직전까지 탄 어업지도선인 무궁화 10호(아래쪽 배)가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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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북한군 총격으로 인한 어업지도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북규탄 결의문을 선도적으로 제안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국제형사재판소 제소까지 언급하는 등 북한에 대해 여당보다 비판적인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의 진보정당들이 북한을 그들이 처한 상황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포용하는 ‘내재적·민족주의적 접근’을 취했다면, 정의당의 최근 움직임은 인권·평화라는 보편 가치와 ‘국민의 생명 보호’라는 국가이념에 기초해 남북 문제에 접근하려 한다는 점에서 노선 차이가 뚜렷하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8일 서면으로 진행된 당 상무위원회 머리발언에서 “우리 국민이 처참하게 살해된 사건을 앞에 두고 여야가 정치적 셈법을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보다 남북관계를 우선에 두는 듯한 시각은 교정되어야 한다”며 “북한의 만행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야말로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사과통지문을 보내오자마자 ‘이례적 조처’라고 높이 평가하며 대응 수위를 낮춘 여권의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앞선 27일에도 심 대표는 긴급의원총회에서 “(정부는) 북한이 남북 공동조사에 얼마나 성의 있게 임하느냐를 보고 유엔 안보리와 국제형사재판소 제소 등 후속 조처를 결정하기 바란다”고 섣부른 유화론에 쐐기를 박았다.

남북이 모두 국민의 생명을 뒷전에 뒀다는 비판적 시각이 정의당을 적극적으로 나서게 한 배경이기도 하다. 김병권 정의정책연구소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우리 정부도 희생자를 구하거나 피격 이후 주검을 찾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했고 북한은 비무장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하는 비상식적인 일을 벌였다”며 “이 문제는 북한이 호의적으로 나온다고 우리도 호의적으로 나서야 하는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인의 생명 문제가 직결된 사건에서 남북 모두 정치적 계산을 하면서 본질을 잊은 것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 역시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반도 평화는 정의당의 변함없는 정책 기조”라면서도 “우리 국민이 북한에서 처참하게 사망한 사건을 북한의 사과만으로 마무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확실하게 진상을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이 북한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은 통합진보당 분당 뒤 노회찬·심상정계와 유시민계, 비(非)경기동부연합 계열이 정의당의 전신인 진보정의당을 창당할 당시부터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여기에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옛 진보신당 계열의 40대 활동가들이 결합하고, 노회찬 전 의원의 죽음 이후 1980년대 운동권 정서에서 자유로운 20~30대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이런 색채는 한층 짙어졌다.

정의당은 이날 별도의 대북규탄 결의안도 여야에 제안했다. 정의당은 결의안에 북한에 대한 규탄과 책임자 처벌, 희생자의 주검 및 유류품에 대한 남북 공동수색,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달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등을 내용으로 담았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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