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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稅폭탄 피해 떠난다"…美기업 `굿바이, 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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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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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과 유명 인사 등 고소득층이 미국 50개 주 가운데 경제 규모 1위인 캘리포니아를 떠나고 있다.

이미 미국 최고 수준의 소득세를 내고 있는데도 주의회가 최근 최고 세율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다른 주에 비해 높은 법인세와 촘촘한 규제에 고소득층이 등을 돌린 것이다.

자금 1380억달러를 운용하는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일론 머스크, 조 로건, 벤 셔피로는 무능한 주정부를 피해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중"이라며 "일자리를 창출한 사람들에 대한 부유세와 소득세를 큰 폭으로 높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그는 "세금이 낮고 제대로 통치되는 곳의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내게 전화해 달라"고 덧붙였다.

로건은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에 자신의 팟캐스트 콘텐츠 독점권을 1억달러에 팔아 화제를 모은 유명 팟캐스터이고, 셔피로는 미국 대표적인 보수 논객이다.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탈(脫)캘리포니아 행렬이 벌어지는 건 과도한 세금 탓이 크다. 캘리포니아주 소득세 최고세율은 13.3%에 달한다. 하와이주(11%), 뉴저지주(10.75%), 오리건주(9.9%)를 웃돌아 미국 전역에서 최고 수준이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지난 7월 말 소득세를 이보다 더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연 소득 500만달러 이상 소득 가구에 최고 16.8%, 200만달러 이상 가구에 16.3%, 100만달러 이상 가구에 14.3%의 소득세를 매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소득세 과세 기준별로 1%포인트, 3%포인트, 3.5%포인트씩 인상해 이를 올해 1월 기준으로 소급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캘리포니아 주민의 연방소득세를 포함한 최고 소득세율은 53.8%, 양도소득세는 40.6%까지 오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이와 별개로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3000만달러 이상의 자산가에게 부유세 0.4%를 별도 과세하는 법안을 지난달 발의한 상태다.

법인세율도 8.84%로 미국 전체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해 '기업하기 좋지 않은 곳'이라는 불만이 많다. 여기에 매연, 화학물질 등 수많은 규제로 기업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지난 23일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15년 안에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한다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당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 등이 속한 자동차연합은 성명을 내고 "규제를 통한 시장 구축은 성공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캘리포니아 이탈 경향은 인구통계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캘리포니아의 순이탈 주민은 20만3414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았다. 반면 텍사스와 네바다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텍사스로 거처를 옮긴 미국인은 36만7215명으로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네바다에 유입된 인구도 5만2815명에 달했다. 이 두 주는 주정부에서 개인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에서 넘어가는 사람이 많다는 분석이다.

법인세 감면 혜택도 있어 기업인들도 두 곳을 선호한다. 테슬라 창업자 겸 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5월 트위터에 "테슬라는 본사와 미래 프로젝트를 텍사스나 네바다로 즉각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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