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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검은 정장에 근조리본…野 "文 유엔연설은 국제사회 웃음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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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맨 앞)가 28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는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색 양복과 검은색 넥타이,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았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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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이어 28일에도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을 규탄하며 국회 앞 계단에 섰다. 추석을 앞두고 연 이틀 장외 일정으로 '밥상민심' 공략에 나선 국민의힘은 이날 역시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와 함께 '대통령의 7시간'을 밝히라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지도부를 포함한 의원 70여 명이 국회 앞 계단에서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 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왼쪽 가슴에는 근조 리본을 달아 숨진 공무원 이씨에 대한 조의를 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됐던 새 당사 현판식을 취소하고, 공식 일정도 긴급의총과 '북한 진상조사TF'의 합동참모본부 방문으로 채우며 대북 규탄 메시지에 당력을 집중했다. 이날 의총 발언자 역시 주호영 원내대표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5선 정진석 의원, 탈북민 출신 태영호·지성호 의원 등 '북한통' 의원을 앞세워 메시지 증폭을 시도했다.

이날 첫 순서로 발언대에 선 주 원내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대통령의 시간을 정조준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가 대통령의 시간은 공공재라고 말했듯이 대통령의 7시간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23일 오전 긴급관계장관회의, 같은 날 열린 군 장성 진급·보직 신고식, 유엔총회 연설에 이어 25일 국군의날 기념식을 차례로 거론하며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일언반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 역시 "대통령이 이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참모들 뒤에 숨어버렸다"면서, 특히 종전 선언을 강조한 유엔 연설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초선 비례대표 이영 의원은 규탄사를 읽는 도중 수차례 울음을 삼키는 모습을 보였다. "실종 보고를 받은 뒤에 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는지, 우리 국민이 살해당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왜 아무런 대책이 없었는지, 어떻게 무슨 이유로 살해당했는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한 그는 "반드시 우리 국민을 송환해 이 땅에 데려와달라"며 울먹였다.

더불어민주당이 대북규탄결의안 채택을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주 원내대표는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할 때부터 사건에 대해 커다란 의문을 가지고 있고, 국회는 이를 소상히 밝힐 의무가 있다"면서 "그런데도 민주당은 국방위가 채택한 대북규탄결의안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남북 공동 진상조사 특위를 만들겠다고 잠시 모면하면 넘어갈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원외 여권 인사들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정 의원은 북한 통지문을 두고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한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계몽군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목해 "낄낄거리는 모습을 보고 그 순간 구토가 나올 뻔했다"며 다소 감정 섞인 비판을 내놨다.

탈북민 출신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북한의 사과는 변명일 뿐"이라는 성토도 이어졌다. 주영국 북한공사 출신 태영호 의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통지문을 들어 "미안하다는 북한의 한마디는 우리 내부를 분열시키려는 얄팍한 술책임이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Korean lives matter(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은 소중하다)'를 다시 꺼내며 "국제사회에 북한의 폭거를 알리고 북한 제재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꽃제비 출신 지성호 의원 역시 "김정은이 사과 표현을 했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도 용인되는 것도 아니다"며 "대북 정책 성과를 위해 북한 측을 옹호하는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행태는 북한 정권의 살인 화형에 대한 방조를 넘어 범죄에 공모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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