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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수소전기차 ‘사기논란’ 니콜라…디자인도 돈 주고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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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파이낸셜타임스 기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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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망 수소·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자동차 디자인마저 돈을 주고 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니콜라가 수소차 기술력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온 데 이어 이번에는 이번에는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직접 설계했다는 장거리 수소연료전지 트럭 ‘니콜라 원’ 디자인이 실제로는 크로아티아의 한 디자이너에게 구매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월가에서는 니콜라의 주가가 75% 더 폭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지금은 회사를 떠난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가 자사 플래그십 트럭인 ‘니콜라원’의 디자인을 제3자에게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FT는 밀턴이 2015년 크로아티아 슈퍼 전기차 업체 리막의 디자이너 아드리아노 무드리를 만나 수천달러를 주고 컴퓨터 설계와 가상 3D모델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무드리는 이 트럭 디자인을 졸업 학위 프로젝트 차원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사실은 니콜라와 테슬라간 특허권 침해 소송 과정에서 드러났다. 니콜라는 자신들의 주력 모델인 ‘니콜라 원’의 디자인을 베꼈다며 테슬라를 상대로 20억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테슬라는 니콜라가 먼저 리막의 디자인을 베낀 것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니콜라 디자인을 베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니콜라측은 밀턴 창업자가 2013년 자신의 지하실에서 직접 ‘니콜라원’을 디자인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다른 직원이 설계 작업에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또 니콜라원 개발에만 수백만달러가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테슬라는 니콜라의 디자인 자체가 직접 설계한 것이 아닌 무드리의 디자인을 기초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테슬라측은 무드리가 2010년 공개한 ‘로드러너’ 설계가 원안이라고도 주장했다.

밀턴이 지난 2014년 또는 2015년에 리막의 디자인 책임자를 만났고, 1년 뒤 ‘니콜라 원’에 대한 특허를 낼 당시에도 리막의 디자인을 알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니콜라의 특허는 효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아온 니콜라는 사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창업자 밀턴이 지난 20일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하는 등 파동을 겪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10일 ‘니콜라는 밀턴의 수십 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기업체’라는 보고서를 냈고, 이후 니콜라 주가는 거의 40%가량 급락했다. 미 증권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법무부도 니콜라 사기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주가가 더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트레이딩 플랫폼 티커토커의 창업자이자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칼레이지언은 “니콜라 주식 차트는 완전히 부서졌다”면서 “주가는 주당 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지난 6월 상장 후 최저점을 기록한 데다가 전고점 대비해선 80%나 폭락했지만, 현 시세 보다 앞으로 75% 더 추락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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