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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식탁에 고기 대신 채소"…온라인몰 '비건 식품'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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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환경보호 고려…"식품 구매로 가치관 표현"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비건(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엄격한 채식)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비건 식단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켓컬리는 지난 1~23일 비건 식품 판매량이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117%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146% 늘어난 수치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이 판매된 비건 상품은 콩으로 만든 짜장 소스와 라구 소스(파스타용 고기 소스)로, 지난달 대비 각각 112%, 133% 더 팔렸다.

이들 제품은 일반 마트나 식당에서 비건용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드물어 온라인 판매량이 많다고 마켓컬리는 설명했다.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 콩 스낵은 판매량이 592% 급증해 지난달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비건 화장품도 지난달 대비 판매량이 80% 증가했다"며 "특히 성분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 여성청결제를 비건 제품으로 사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그룹의 통합 쇼핑몰인 SSG닷컴에서도 비건 식품 매출이 2배로 늘었다.

빵과 쉐이크, 볶음밥뿐 아니라 만두와 가공육 등 식물성 단백질로 고기를 대체한 제품이 인기 반열에 올랐다.

SSG닷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비건 품목은 100개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200개까지 늘어났다"며 "각 식품 제조사에서도 비건 식품 종류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비건 열풍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 SNS 분석에 따르면 올해 6월 24일부터 이달 23일까지 3개월간 '비건'과 '채식' 언급량은 8만215건으로, 직전 3개월보다 12.5% 증가했다.

이 수치는 네이버 블로그와 트위터 언급량을 집계한 것으로, SNS상의 정보를 분석해 국내 여론과 잠재적 수요, 경향성 등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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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시위
지난 7월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단체 비건세상을위한시민모임 회원들이 닭 가면을 쓰고 포대에 들어가 비건 채식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몇 해 전부터 유기동물 안락사와 식용동물 도살 등이 이슈가 되면서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TV 프로그램과 SNS를 통해 비건 문화가 친숙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이상 기후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육식 대신 채식을 할 경우 축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등이 소개되면서 환경 보호를 위해 비건 식단을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식품 구매를 통해 단순히 식사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표현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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