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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노후학교 건물 ‘그린 스마트 스쿨’ 변신… 디지털 역량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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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미래교육] ② 미래를 품은 교실

세계일보

서울 이태원초등학교 학생들이 스마트교실에서 SW(소프트웨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이태원초등학교 제공


“올해는 스마트교실이 선생님들 수업 영상 콘텐츠 제작 현장으로 많이 쓰였어요.”

22일 오후 서울 이태원초등학교 내 스마트교실에서 만난 강성웅 교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학교 스마트교실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학생 대상 소프트웨어(SW) 교육 공간으로 활발히 이용됐지만 올해는 대면수업 제한으로 쓰임새가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이 스마트교실에 들어서자 가장 눈에 띄는 건 사방을 둘러싼 하얀 스크린이었다. 유리창을 제외한 벽에 설치된 각각의 스크린은 모두 개별 내장 PC가 연결돼 구동된다고 했다. 최대 5개 모둠이 각각 할당된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무선 연결된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해 PC를 조작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구조였다. 필요한 경우, 스마트교실 천장에 설치된 반구형 카메라를 통해 각 스크린 앞에서 이뤄지는 교사 지도나 학생 참여 모습을 학교 전체에 실시간으로 송출할 수 있는 설비도 마련된 모습이었다.

이태원초는 2011년 서울시교육청 지정 스마트러닝 기반 미래학교 정책연구학교, 2015∼2019년 SW교육 선도학교, 올해 SW·AI(인공지능)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돼 디지털 부문에서 앞서나가는 곳이란 평가를 받는 학교다. 이는 단순히 스마트교실과 같은 물리적 시설에만 근거한 평가가 아니다. 이태원초는 올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SW교육을 진행했을 뿐 아니라 SW동아리 활동, 여름방학 AI캠프를 계속 운영했다. 강 교사는 “감염 상황에 따라 오는 10월 중에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AI캠프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태원초의 스마트교실과 교육 방식은 앞으로 더 많은 학교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한국판 뉴딜 과제 중 하나로 ‘그린 스마트 스쿨’ 사업을 제시하면서다. 그린 스마트 스쿨은 학교·학급별로 디지털 기반을 구축하고 그 기술을 활용한 교수학습 방식을 도입해 교원·학생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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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학교 건물 2800개동, 5년 내 ‘그린 스마트 스쿨’ 변신

교육부에 따르면 그린 스마트 스쿨 사업에 2025년까지 국비 5조5000억원(30%), 지방비 13조원(70%) 등 총 18조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 사업 총 대상 수는 전국 노후학교 건물 2835개동이다.

교육부가 밝힌 그린 스마트 스쿨의 기본 방향은 이태원초 사례와 같은 스마트교실과 함께 △저탄소 제로에너지를 지향하는 그린학교 △학생 중심의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한 공간혁신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생활SOC(사회기반시설) 학교시설 복합화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 방문한 서울 창덕여중은 이태원초와 함께 그린 스마트 스쿨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학교라 평가받는 곳이다. 이는 현 교사 건립 후 40년 이상 지난 노후학교로 2015년 서울미래학교 연구학교로 지정돼 ICT(정보통신기술) 교육환경 전면 도입과 공간 재구조화가 추진됐다. 그렇게 교내에 마련된 공간이 ‘테크센터’, ‘누리방’ 등이다. 테크센터의 경우 260대 태블릿PC를 충전, 관리, 대여하는 공간으로 온라인 예약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단순 기기 대여뿐 아니라 교수학습에 지식을 갖춘 관리자가 상주하면서 교실 수업을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기술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도 탐색하고 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태블릿PC 활용을 전제로 재구조화한 컴퓨터실인 누리방은 원형 테이블이 놓여 있어 학생 모두가 참여하는 수업, 회의가 이뤄지도록 구성됐다. 화상회의 장비를 통해 국내외 학교, 전문가와의 교류 학습도 이뤄진다.

◆온라인교과서 487억·‘에듀테크 소프트랩’ 80억 편성

이런 미래형 학교 건물 마련을 위한 사업은 당장 내년부터 500동 이상 규모로 추진될 예정이다. 최근 교육부는 그린 스마트 스쿨 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해 내년 예산안에 40년 이상 노후 학교시설 중 536동을 선정해 미래형 학교 공간으로 설계하는 내용으로 신규예산 868억원을 편성했다. 임대형민자사업(BTL) 방식으로 진행되는 건물까지 포함하면 사업 대상은 총 715동이 된다.

교육부는 이런 공간 사업뿐 아니라 원격교육 질 제고를 위해 온라인 기반 교육자료 확충을 위한 예산도 500억원 이상 잡아놓은 상태다. 구체적으로 기존 서책형 교과서 대신 전자책, 디지털교과서 등 다양한 온라인 교과서를 기반으로 교수학습 모형을 개발하는 교과서 시범사업 운영 목적으로 총 487억원이 배정됐다. 이는 해당 부문 올해 예산인 128억원 대비 300억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밖에 교원과 학생이 직접 스타트업 기업 등의 신규 에듀테크(교육 관련 기술)를 시범적으로 활용해보는 실험·실증 공간인 ‘에듀테크 소프트랩’ 조성에 새로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편성된 예산은 5개 권역에 각 16억원씩 총 80억원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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