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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기고] 태양광산업 성장통, 혁신확산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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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태양광발전.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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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전 세계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용량은 115GW 정도이고 누적으로는 약 627GW에 이른다. 원전 1개의 용량이 약 1GW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로 태양광 시스템이 세계 곳곳에 설치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세계 발전량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3%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매우 큰 시장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데이터이며, 태양광의 확대는 더욱 가속되어, 머지않아 TW 규모에 도달할 것임은 자명하다. 이러한 급성장은, 경제학자 로저스의 혁신확산이론(Diffusion of Innovations)에 비춰볼 때, 태양광산업이 일부 몇몇 국가로 국한되었던 얼리어답터 단계를 지나 전 세계 국가에서 받아들여져 본격적인 확산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지난 10년간 무려 80% 이상 단가 저감을 가능하게 한 기술의 발전과 규모의 경제 달성, 무한경쟁이라는 경제산업적 성과가 효자노릇을 한 것임이 분명하고, 이미 태양광산업은 전력 분야 신규투자에 있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 잡아 금융이 뒷받침하는 선순환적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경제산업적 성과가 작금의 태양광 확장에 있어 가장 큰 기여를 했을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주민수용성’으로 대표되는 사회문화적 성과가 더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주민수용성 없이 어떻게 이러한 획기적 확산이 보수적이라는 평을 받는 전력 분야에서, 또한 여러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가능하겠는가?

우리나라도 연간 3GW 이상의 설치(총발전량의 2.23%)로 태양광 확산을 가속하기 시작하였고, 태양광설비보급율 세계 9위에 등극해 있다. 우리 기업들은 무지막지한 저가물량 공세를 앞세운 중국기업들과 힘겨운 씨름을 하면서도 기술력과 내공을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간 사라져간 독일, 미국, 일본 기업들과 비교하면 정말 잘해 나가고 있고, 신성장동력 산업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태양광 관련 논란을 보면, ‘태양광 중금속이 산하를 덮는다’ ‘태양광 때문에 산사태 발생’ ‘태양광 기여는 고작 0.8%’ 등 얼리어답터가 받는 전형적인 공격이 횡횡하고 있다. 또 그에 따른 팩트체크형 반론들이 뒤따르고 있다.

그러한 논란은 한마디로 근거가 없는 괴담들이다. 물론 무리한 사업추진으로 피해를 불러온 사례들은 정확한 원인분석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필자는 이 모두를 성장통으로 보고 싶다. 공사가 일부 부실하다고 집을 짓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모두 성장통을 겪고 있는 태양광산업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격려하자. 그러면 태양광산업은 우리나라의 ‘제2의 반도체’라는 효자로 자랄 것이다.

한국일보

박진호 영남대 화학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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