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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폼페이오 이어 中왕이도 내달 방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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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 방한 두달만에 이례적 행보, 미중 갈등속 한국 끌어안기 분석

조선일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중 외교 당국은 왕 부장이 오는 10월 한국을 찾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왕 부장 방한이 성사되면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지난달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에 이어 두 달 만에 왕 부장 방한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외교부는 “현재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訪韓)이 추석 연휴 직후 있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왕 부장도 곧바로 한국을 찾는 방안을 추진해 중국이 미·중 갈등 속 ‘한국 끌어안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새 데이터 안보 국제 기준’ 구상과 관련,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함께 글로벌 데이터 보안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가 미국 대선 전 미·북 대화,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를 성사시키기 위해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27일 나왔다. 청와대는 이날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지난 16~20일 미국을 찾아 한미 현안과 역내 정세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백악관과 국무부 등 정부 관계자들을 두루 만났고, 이 자리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방미(訪美)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에 이어 이날 출국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까지 정부 고위 인사가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나 미국을 찾은 것이다.

추석 연휴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부장관이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것도 정부가 옥토버 서프라이즈에 기대를 갖는 배경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대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고,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직전 한국을 찾는 만큼 예상치 못한 메시지를 들고 갈 수도 있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공개적으로는 조용했지만 진행 중인 많은 노력이 여전히 있다”며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있음을 시사했다.

3박 4일로 미국을 찾는 이도훈 본부장은 출국에 앞서 ‘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시기”라면서도 “어떤 상황에 대해 예단하지 않겠다. 다만 모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의 우리 공무원 총살 사건까지 터진 상황에서 ‘옥토버 서프라이즈’에 기대감을 거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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