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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결식 우려 아동에 ‘식품꾸러미’ 정기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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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나눔재단

동아일보

열매나눔재단의 결식 위기 아동·청소년 지원 식품꾸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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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라면으로 하루 한 끼 때울 때가 많았는데 이젠 고기나 과일, 우유가 골고루 와서 밥을 잘 챙겨먹어요”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김지혜(가명·14) 양은 편찮으신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할머니는 고령인 데다 빠듯한 살림에 여느 집처럼 지혜의 매 끼니를 챙겨주지 못한다. 집에서 지내는 요즘 지혜는 보통 혼자서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등교가 미뤄진 상황. 지혜는 하루 중 유일하게 제대로 먹는 한 끼였던 점심 급식도 먹지 못하게 됐다. 결식우려 아동·청소년이 100명 중 4명인 현실에서 등교하지 않는 것은 지혜와 같은 아이들이 하루 종일 한 끼도 제대로 먹기 어렵다는 의미다.

열매나눔재단은 이처럼 결식이 우려되고 돌봄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서울 지역 취약계층 아동, 청소년의 216개 가정으로 12월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1회 식품꾸러미를 지원한다. 꾸러미는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려해 육류, 과일, 냉동식품, 계란과 우유 등으로 구성하고 새벽배송은 신선식품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과 협력해 진행한다.

재단은 특히 식품꾸러미 정기배송을 통해 결식 상황과 더불어 가정 내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열매나눔재단은 이미 5월부터 코로나19에 신속히 대응해 식품꾸러미 지원을 시작했다.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결식 위기 아동, 청소년 아침식사 지원사업’을 통해 학교와 쌓아둔 네트워크를 활용한 덕분이다. 취약계층 가정으로 식품꾸러미를 배송한 이번 사업은 가정과 학교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식품꾸러미 지원에 참여하는 강현서 은평중 지역사회 교육전문가는 “매주 꾸러미 품목을 안내하고 불편사항, 희망사항을 확인하는데 이를 통해 아이들, 학부모님과 꾸준히 소통하며 가정 내 어려운 점을 파악하고 상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단이 매주 수요일 아이들 가정으로 보내는 식품꾸러미가 위기 상황에 있는 아이들, 그리고 보호자와의 연결고리이자 소통의 기회로 작용한 것이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이승철 자립지원팀 과장은 “매주 집으로 새벽배송하는 식품꾸러미에 대해 아이들과 보호자의 만족이 높은 편”이라며 “등교가 어려운 때에 취약계층 아동, 청소년과의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소통은 돌봄의 공백을 메우는 것뿐 아니라 위기 발생 시 지원과 지역자원 연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서울시 관내 초중고교와 협력해 경제적, 환경적 어려움으로 아침밥을 먹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매일 아침식사를 지원해온 열매나눔재단은 코로나19로 학내 아침밥 지원이 어려워지자 각 가정으로 신선식품을 배송하게 됐다.

한편 열매나눔재단은 한국가이드스타가 개발한 비영리단체 평가 지표에 따른 종합평가 결과 3년 연속 만점 및 크라운 인증을 받아 공익법인으로서 그 투명성을 인정받았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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