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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코로나 9개월만에 사망 100만명…가을 '퍼펙트스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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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철도 오는데 백신 개발 불투명…`백신 민족주의' 우려도

'사망 200만명' 경고도…경제 타격에 유럽 등 세계 각국 재봉쇄 주저

연합뉴스

인도네시아에 있는 코로나19 사망자들을 안치한 공동묘지의 모습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홍준석 기자 =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누적 사망자 100만명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낳았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코로나19 발병 사실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작년 12월 31일로부터 약 9개월 만이다.

문제는 확산세와 사망자 증가가 앞으로도 지속되고,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북반구가 가을·겨울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으로 '퍼펙트 스톰'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유럽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2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주장도 있다.

세계 각국 정부와 제약회사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이른 시간내 희소식을 기대하기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변종이 속속 보고되면서 백신 무용론마저 제기된다.

◇ WHO "백신 보급 전 코로나19 사망자 200만명 될 수도"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정부의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최근 유럽에서 확진자가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백신을 보급하기 전까지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200만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미국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문제 있는'(problematic) 가을과 겨울을 맞게 될 수 있다"면서 2차 유행을 말하기보다는 1차 유행을 해결하는 데에 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바도르 이야 스페인 보건장관은 26일 지방정부에 "정치적 고려를 잠시 내려두고 과학에 근거해 행동해달라"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을 막기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더디기만 한 백신 개발…'백신 민족주의' 우려도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23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내년 4월까지 약 7억회 투약분의 백신이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7월까지 늦어질 수 있다고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박하자 정치적 고려로 앞당긴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 큰 문제는 백신의 효과다.

백신 개발의 선두 주자로 알려진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의 백신은 부작용이 발견되기도 했다.

개발 중인 백신과는 무관하다는 조사에 이후 연구를 재개했지만,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은 가시지 않았다.

또 러시아와 중국이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고 실제 접종까지 했지만, 의학계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대체적이다.

미국의 경우 '초고속 작전'의 일환으로 지난달까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를 포함한 6개사의 백신 후보 물질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했다.

이중 화이자 등 3개사 백신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갔다.

감염병 백신이 임상시험과 당국 승인을 거쳐 성공하는 비율은 33.4%에 그친다고 과학저널 생물통계학(Biostatistics)에 연구 논문이 소개되기도 했다.

백신을 개발하더라도 보편적 보급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이에 따라 '백신 민족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팬데믹을 종식하고 경제 활동을 재개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단지 몇몇 국가의 전체 국민보다는 전 세계의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백신을 공유하는 것이 각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치료제 역시 아직 뚜렷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렘데시비르', '덱사메타손' 정도가 사망률 감소 측면에서 보건 당국이 인정하는 치료제다.

여기에 세계 각국이 혈장·항체 치료제 개발도 서두르고 있지만, 역시 코로나19 확산세와 비교해 속도는 더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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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코로나19 사망자 기리기 위해 꽂힌 성조기의 모습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 미국 사망자 20만명 넘어…유럽 확산 지속, 제한조치 저항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27일 현재 729만2천796명, 누적 사망자는 20만9천230명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가을과 겨울에 코로나 신규 환자가 급증하고 방역 수칙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 최악의 경우 내년 1월까지 미국내 사망자가 41만5천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ECDC) 등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26일 하루 동안 1만4천412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스페인은 2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만2천272명을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71만6천481명으로, 유럽 국가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스페인 정부는 대유행을 막기 위해 제한조치를 다시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남부 도시 마르세유에서 식당과 술집 영업을 금지했으며, 스페인은 수도 마드리드 등 지역에 제한조치를 발령했다.

하지만 프랑스와 스페인의 제한조치가 성과를 거둘지는 불확실하다.

프랑스 마르세유에서는 26일 식당과 술집 운영자들이 거리에 몰려나와 반대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국립의사위원회의 파르티크 부트는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의 코로나19 경고가 충분하지 못했다"면서 "3∼4주 이내에 변하는 게 없다면, 프랑스에서 코로나19는 가을과 겨울에 걸쳐 계속 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트는 의료진이 부족해져 보건 시스템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지도에 불응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스페인 전체 확진자와 사망자의 3분의 1이 마드리드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마드리드 당국은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마드리드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중앙정부의 지적에도 45개 지역에만 제한조치를 발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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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 설치된 코로나19 관련 작품을 바라보는 시민의 모습
[EPA=연합뉴스]



◇ 경제위기·통계누락으로 앓는 아르헨티나

남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지난 7개월간 자가격리를 시행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봉쇄조치는 느슨해졌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치솟았다.

26일 아르헨티나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70만명을 넘겼으며, 일일 신규 확진자와 일일 신규 사망자 규모는 인도와 미국, 프랑스,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많았다.

특히, 지난 25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당국은 코로나19 사망자를 3천523명 적게 집계해 시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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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들의 모습
[EPA=연합뉴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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