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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백신굴기' 꿈꾸지만… 세계는 "안전성 못 믿겠다" [글로벌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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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3상 '코로나 백신'
시진핑 "공공재로 사용" 천명에도
개도국에 방점 찍으며 백신 자원화
美 등 서방국가는 의구심 가져
즉각적 치료 아닌 면역이라는
장기적 효능 검증 어렵다는 입장
156개국 글로벌 백신공동구매
코벡스 퍼실리티 가입했지만
정작 두 국가는 외면
오래전부터 백신 준비해왔나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올 초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공황) 선언 후 200일이 됐지만 글로벌 공포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인류를 구할 백신 후보들은 속속 나오고 있지만,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은 아직 어느 국가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의 백신 굴기가 무섭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도나 실체를 논외로 두고 겉으로 발표된 상황만을 봤을때 현재 백신 개발에서 가장 앞서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이미 오는 11월이나 12월이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중국은 그동안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발생해 전세계 책임론에 휩싸여 왔다. 중국이 백신을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해, 인류 구원에 나서며 책임론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도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성되면 전세계 공공재로 사용하겠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다. 인민망 등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현재 세계적으로 182종의 코로나19 백신 후보가 있으며 이 가운데 36종은 임상 시험에 돌입했고 146종은 임상 전 연구 단계에 있다. 이 중에서 중국산은 임상 시험 혹은 임상 전 연구 단계의 25종, 임상 단계 11종으로 집계됐다.

백신 출시를 위해 마지막 안전성과 유효성 증명 단계인 임상 3상 시험의 세계 백신은 9개이며 여기서 5개가 중국산이다. 기존 4개에서 중국과 기타국가의 국제협력 백신이 추가됐다. 시중 판매를 앞두고 최종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의 백신 56%가 '메이드인 차이나'인 셈이다.

중국질병통제센터 바이오안전 분야 우구이전 수석 전문가는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과 인터뷰에서 "중국은 5개를 점유하고 있어 (진도가) 매우 빠르다"라며 "중국은 백신 연구, 개발, 생산 등 전 세계에서 선두에 섰다"고 주장했다.

중국 칸시노 바이오로직스와 베이징생물기술연구원이 공동개발 중인 백신(Ad5-nCoV)은 러시아에 이어 파키스탄에서도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이 백신은 8000명~1만명에게 접종한 뒤 6개월 안에 결과를 도출해 이르면 내년 3~4월에 일반 대중에게 투약할 예정이다. 칸시노 백신은 아르헨티나, 칠레,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등 7개국에서 5만명을 대상으로 3상 시험을 벌이고 있다.

중국 국유 제약기업인 중국의약그룹(시노팜) 산하 중국생물기술(CNBG)의 불활성 백신은 중동, 남미 등에서 3상 시험을 승인 받았으며 4만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시노팜 백신은 이달 초 베이징 중국국제서비스무역박람회(CIFTIS)에서 자사 개발한 백신 2종을 처음 선보였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해외 근로자에게 보급한 백신도 시노팜 제품이다.

또 다른 제약업체 시노백도 브라질 등 남미와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브라질 현지 언론은 25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주정부가 연방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 승인을 받고 시노백의 백신 '코로나백' 3상 임상시험 대상을 9000명에서 1만3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은 연간 생산 능력이 3억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회사는 수요 충족을 위해 최대 8억개까지 증산이 목표다. 중국 군사과학원에서 개발한 재조합형 에데노바이러스 백신도 3상 시험을 하고 있다.

중국은 이와 동시에 백신도 생산 중이다. 코로나19는 고위험 바이러스로 분류되기 때문에 외부와 통제된 음압실에서 만들어야 한다. 중국 보건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생산 현장 심사를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두 곳을 먼저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백신으로 '줄 세우는' 中


현재까지 개발되고 있는 백신의 절반 이상이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중국은 연일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코로나19 책임론 공방을 벌인 이후 자체 개발한 백신을 세계 공공재로 사용할 것이라고 거듭 천명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화상회의를 통해 "중국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성돼 사용할 경우 전 세계 공공재로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며 "중국은 코로나19 방제와 관련해 경험을 나누고 필요한 국가들을 지원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개도국에 방점을 찍었다. 세계 공공재로 쓰겠다고 하면서도 특정 국가 분류를 언급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미중 극한 대립에서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국가 가운데 백신 개발 능력이 없고 경제력도 부족한 곳들을 '줄세우기' 위한 복선이 깔려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브라질이나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일부 남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는 중국산 백신의 임상 시험을 적극 받아들인데 이어 "부작용이 없다"고 적극적인 홍보까지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중국 옹호 발언으로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은 WHO 역시 이번에도 중국산 백신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며 '백신굴기'에 힘을 실어줬다.

WHO 수석과학자 숨야 스와미나탄은 21일 화상 언론브리핑에서 "중국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일부 백신은 이미 임상시험에서 그 효과가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WHO는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에 큰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은 치료제와 달리, 병이 걸리기 전에 해당 병원체에 저항할 면역체계를 활성화 시키는데 쓰인다. 따라서 '치료'라는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면역'이라는 장기적인 효능이 검증돼야 한다. 반면 미국과 서방국가는 중국산 백신에 대해 이 같은 점 등이 부족하다며 신뢰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안전성'극복이 관건, 美英獨


안전성에 발목이 잡혔던 미국, 영국, 독일 등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제약업체 화이자가 선두다.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앤테크와 지난 7월말 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백신 임상 시험을 시작했으며 연말까지 백신 사용 승인을 받을 가능성에 대비해 수십만회 투여분 제조를 시작했다.

미국의 다른 제약사 모더나도 지난달 3만명 규모의 3상 시험에 착수했으며 초기 임상 결과가 이르면 10~11월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더나는 임상에서 최소 70%의 효과를 가진 것으로 판단될 경우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존슨앤드존슨 또한 브라질 정부로부터 3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코로나19 백신은 7종으로 알려졌다.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개발 중인 백신은 영국과 인도에서 2상,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벨기에 얀센,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독일 머크, 영국 노바백스, 프랑스 사노피 등도 임상 시험을 서두르며 코로나19 면역력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러시아는 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칭은 자국이 개발한 세계 최초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 '스푸트니크v'로 명명했다. 개발에 완전히 성공했거나 일반 대중을 상대로 효과가 입증됐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보다 가장 먼저 등록해 최초라는 논리다.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의 백신을 공공재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한 의구심도 일고 있다. 공공재 백신을 검토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코백스는 150여 참여국들이 돈을 내고 제약사와 백신 구매 계약을 먼저 체결한 뒤 개발이 완료되면 공급을 보장받는 글로벌 백신 공동 구매다. 이를 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이미 코로나19 백신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이미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해놨기 때문에 백신 공동구매가 불필요했다는 것이다.

코벡스를 통해 백신을 받으려면 코백스에 백신 1회분당 3.5달러씩 선입금해야 한다. 1명분당 1.6달러만 내는 방식도 있지만, 이 경우 여러 제약회사가 개발한 백신 중 어떤 것을 받을 지 선택하지 못하고 세계백신연합(GAVI)이 제공한 백신을 받아야 한다.

백신이 개발되면 백신 가격에서 선입금을 제외한 금액을 내면 되는데 현재 코백스가 예상하는 백신 평균 단가는 1회분당 10.55달러다. 코백스를 통해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 개별 제약회사와 협상하는 것보다 훨씬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백신의 성공확률이 7%, 임상시험에 돌입하면 20% 정도다. 코백스를 통해 백신을 확보할 경우, 성공한 백신을 구매하는 만큼 개발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훨씬 더 줄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준 현재 156개국 국가가 코백스에 참여하고 있다. 이 중 고소득 국가 64개국은 개발비가 포함된 선입금을 내고 백신을 확보한다. WHO는 38개 국가가 추가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나머지 92개 중·저소득 국가는 향후 코백스가 책정한 가격에 따라 저렴하게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도 한다. 여기에는 중국의 우방국인 북한도 포함됐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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