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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현아의 IT세상읽기]네이버 랭킹뉴스 폐지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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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뉴스, 낚시성 제목 줄어들듯

기자들 취재 환경도 좋아져

뉴스 구독경제 전면화 되면 확증편향 우려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네이버의 현재 모바일 뉴스 화면과 향후 개편 예정 화면.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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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뉴스의 블랙홀(Blackhole)이 돼 버린 네이버 포털 뉴스가 확 바뀐다는 소식입니다.

네이버에서 ‘분야별 랭킹뉴스(많이 본 뉴스)’가 사라진다고 하죠. 지난주 네이버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뉴스 카테고리에서 섹션별·연령별 기사 랭킹을 폐지하고 언론사별 랭킹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언론사에 관계없이 △종합, 정치, 경제, 사회, 생활/문화, 세계, IT/과학, 포토, TV 분야에서 매일 시간대별로 ‘섹션별 많이 본 뉴스 30개’를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연령별 많이 본 뉴스 10개’를 보여줬는데, 다음 달부터 이것들은 사라지고, 대신 ①각 언론사의 가장 많이 본 뉴스 1건을 제공하는 ‘언론사별 가장 많이 본 뉴스’로 바뀐다고 합니다.

또 ②어떤 기사를 읽었을 때 함께 보이던 ‘언론사 전체 랭킹뉴스’도 사라지고 ③기자페이지는 기자 본인이 직접 기자페이지의 프로필 타입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기자 개개인의 개성과 전문성을 존중해 나간다고 합니다.

연성뉴스, 낚시성 제목 줄어들듯

저는 네이버가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끄럽지만 네이버 랭킹에 포함되기 위해 언론사들은 탐사보도보다는 연성뉴스에, 기사의 품질보다는 낚시성 제목에, 특종보다는 속보(비슷한 제목의 기사)재생산에 더 신경 썼던 게 사실입니다.

‘많이 본 뉴스’라는 게 클릭 수로 집계되고, 클릭수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여서, 뉴스에 자신의 지향을 담는 작업은 아무래도 소홀할 수밖에 없었죠.

기자들 취재 환경도 좋아져

그런데 클릭 수로 언론사를 줄 세우는 ‘랭킹뉴스’가 사라진다니, 기자로서 더 차분히 어떤 사안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취재 환경이 됐다는 기대가 큽니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랄까요.

네이버가 ‘랭킹뉴스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날, 저녁에 만난 지인 기자는 ‘그래도 효과를 믿기 어렵다’고 의심하더군요. 랭킹뉴스는 폐지됐지만 언론사별 랭킹뉴스는 남아 있으니 부담이라는 것이죠. 네이버는 A언론사, B언론사, C언론사 등 각 언론사에서 많이 본 기사 1건을 보여준다고 했는데, 이 기사가 연성뉴스나 낚시성 제목 뉴스라면 창피하다는 얘깁니다.

뉴스 구독경제 전면화 되면 확증편향 우려도

첫술부터 배부를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언론사들과 네이버는 독자들을 ‘편하고 충격적이기만 한 뉴스 소비’로 이끌어 당장 ‘다소 불편하지만 다양한 뉴스 소비’로 바뀌긴 쉽지 않겠죠. 기자로서도 ‘포털형 뉴스’ 대신 ‘내 뉴스’를 제대로 만들어 내야 하는 책임이 커졌습니다. 부담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스스로 좋은 뉴스, 내 몸에 맞는 뉴스를 찾아갈 수 있을 겁니다. 이는 ‘뉴스 구독경제’ 추세로 더 앞당겨지겠죠. 네이버의 언론사·기자페이지 구독에 이어, 카카오도 연내 ‘뉴스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다니 어떤 서비스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이때가 되면 기사의 품질하락보다는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확증편향을 더 걱정해야 할 지도요. 광고 수익과 직결되는 개인별 이용시간에 근거해 만들어진 유튜브 추천 시스템(알고리즘)이 진보와 보수를 극단적으로 가르는 사회적 분열을 확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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