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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와 180도 다른 스가의 유엔연설…김정은 이름만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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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나는~" 20번 쓴 반면 스가는 4번 뿐

기자출신에 맡겼던 아베와 달리 외무성 작성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지난 26일(현지시간 25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 신문은 스가 총리가 연설에서 유일하게 언급한 이름이 김 위원장이었다고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로 진행된 일반토론 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인간의 안전보장에 대한 위기”라고 지적했다. 또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에 대해 “인류가 역병과 싸워 이겼다는 징표로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납북자 문제와 관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 모든 찬스를 놓치지 않고 전력을 다해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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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UN 총회 일반토론 연설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사전 녹화된 영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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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총리가 취임 후 국제회의 무대에서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설에선 ‘적극적 평화주의’ 등 아베 전 총리가 사용한 문구를 그대로 사용해, 아베 정권을 계승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연설문의 스타일은 아베 전 총리와 완전히 달랐다. 아사히는 지난해 9월 아베 총리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나는 지금~”, “나의 나라, 일본은~” 등 ‘나’라는 표현을 20번이나 쓴 데 반해, 스가 총리는 연설에서 ‘나’라는 표현을 4번밖에 쓰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아베 전 총리가 해외 마라톤 선수나 다른 나라 정상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소개했던 것과 달리, 스가 총리는 유일하게 사람 이름을 언급한 건 김정은 위원장뿐이었다.

지난해 연설에서 아베 전 총리는 도쿄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던 탄자니아 출신의 주마 이캉가 선수를 언급하며 일본의 국제원조사업을 홍보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지지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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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UN 총회를 계기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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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는 영어가 능통한 잡지 기자 출신의 다니구치 도모히코(谷口智彦) 전 내각관방참여(고문에 해당) 등에 연설문을 맡겨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집어넣는 등 “보여지는 방식”에도 고민을 많이 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이런 역할을 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스가 총리의 연설은 외무성에서 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진보 성향의 마이니치 신문은 “정책을 담담하게 소개하는 연설이었다. 과도한 연출을 배제하고 ‘실무능력’을 드러내고 싶은 스가 총리의 생각도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 신문은 “향후 스가 총리가 독자적인 색깔을 어디서 내보일 것인지가 주목된다”면서 “메시지 전달력 부족을 어떻게 보충해나갈 것인지가 스가 총리의 과제일 것”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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