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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과 아이들, 가을야구 파란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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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패기 넘치는 20대 젊은 선수들을 데리고 메이저리그(MLB) 가을야구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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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류현진이 뉴욕 양키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호투로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됐다. 경기 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캐번 비지오 등이 류현진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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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로 이적한 류현진은 국적과 언어는 달라도 팀내 고참으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 7월말 MLB 개막 초반에는 투구 밸런스를 잘 찾지 못해 고생했지만, 점점 베테랑으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지난 25일 '천적'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4-1 승리를 이끌면서, 올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성적을 거뒀다. 특히 양키스를 상대로 개인 통산 첫 승을 거두는 한편 토론토를 4년 만에 포스트시즌(PS)에 올리면서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이자 믿음직스러운 고참으로 우뚝 섰다. 류현진은 "직접 PS행을 이끌어서 평상시에 이겼을 때보다 더욱 기쁘다"고 했다.

류현진은 앞서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두 차례(2006~07년), MLB 내셔널리그 팀 LA 다저스에서 네 차례(2013~14, 2018~19)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그러나 맨 앞에서 깃발을 들고 동료들을 이끄는 역할은 아니었다. 한화에선 동산고를 갓 졸업하고 프로에 온 신인이었다. 구대성, 송진우, 정민철, 문동환 등 거대한 선배들을 따라 경험을 쌓았다. 다저스에서는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가을야구 분위기를 주도했다. 2018년에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나왔지만, 챔피언십시리즈에선 다시 커쇼가 1선발이 됐다. MLB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지난해에도 가을야구에서 팀 리더는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팀내 연봉 1위, 에이스, 베테랑 등 수많은 수식어에 동반되는 막중한 임무를 잘 해내야 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토론토는 패기가 돋보이지만, 실전 경기에선 그만큼 실수가 많았다. 토론토 미래로 각광받는 2세 선수들인 트래비스 쇼(30), 캐번 비지오(25),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1), 보 비셰트(22) 등은 종종 수비가 엉성했다. 네 선수는 올해 총 14개의 실책을 범했는데, 류현진 등판에서 5개나 기록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단 한 번도 싫은 내색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젊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주고 있다"면서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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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가 21일 류현진의 수비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뉴시스]


그리고 '류 코치'가 돼 선수단의 훈련을 지휘했다. 야수들의 수비 훈련 때 직접 타구를 날려줬다. 지난 24일에는 다음 날 양키스전 등판 준비를 마친 후, 게레로 주니어의 수비 훈련을 도왔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류현진의 타구를 잡던 게레로 주니어는 오랜 시간의 수비 훈련을 마치고 류현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예 27일에는 게레로 주니어를 비롯한 내야수 전원의 수비 훈련을 도맡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투수 체이스 앤더슨(33), 로비 레이(29), 로스 스트리플링(31) 등과 캐치볼하고 포수가 되어 공을 받아주면서 훈련을 꼼꼼하게 챙겼다. 지난해까지 자신의 훈련이 끝나면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대니얼 김 해설위원은 유튜브 채널에서 "토론토 젊은 선수들은 훌륭하다. 그래도 정규리그 경기를 보면서 아직은 가을야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이 많았다. 그런데 류현진이 이끌고 가을야구를 갔다. '류현진과 아이들'이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25일 PS 진출이 결정되자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을 비롯해 동료들이 가장 먼저 류현진을 찾아와 껴안고 기뻐했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 등판 전날에는 잠을 푹 잔다. 에이스로서 할 일을 다해줬다"며 웃었다. 현지 기자들도 극찬했다. MLB닷컴 토론토 담당기자 키건 매디슨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류현진이 토론토의 2020시즌 최우수선수(MVP)다"라고 올렸다.

토론토는 30일부터 열리는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2승제)로 가을야구를 시작한다. 상대는 아직 미정이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1차전(30일) 혹은 2차전(10월 1일)에 나올 것"이라고 했다. 언제 나오든 류현진은 맨 앞에서 아이들을 이끌어야 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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