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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1만엔권, 200유로권을 사수하라... 세계는 '고액권' 확보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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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8개국 화폐발행 동향 분석
美 예비용 현금보유 427% 증가
"고액권 중심 안전자산 선호 심리"
한국일보

24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자동화기기(ATM)에 5만원권 수급사정이 여의치 않아 가급적 1만원권 인출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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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만원권이 시중에 돌지 않는 '품귀' 현상이 극심해진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에서도 '고액권' 확보 전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인 현금을 사전에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 이후 늘어난 '금고 속 현금'


27일 한국은행이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 8개국을 대상으로 최근 화폐발행 동향을 살펴봤더니,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의 화폐 수요 증가율은 이전보다 2~3배 가량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안 상황에서 현금을 보유하려는 경제주체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3~8월) 5% 수준이던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올해 같은 기간 평균 13%로 뛰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11%) 때보다 높은 상승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5월 조사한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민간의 '예비용 현금보유 증가율'(88%)이 '거래용 현금보유 증가율'(17%)을 약 5배 이상 앞섰다.

이 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현금 보유를 늘렸다고 응답한 경우 예비용 현금 보유액은 전년보다 평균 427%(거래용은 71% 증가)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예비용이란 현금을 아예 소지하지도 않고 집이나 사무실 등에 저장 목적으로 보관한 경우를 의미한다.

봉쇄령 불안에..."고액권 사수"


권종별로는 고액권들에 수요가 집중됐다. 유럽연합에선 200유로권이 가장 높은 화폐발행잔액 증가율(91%)을 보였고 일본 역시 최고액원인 1만엔권이 올해(5~8월) 증가분의 97%를 차지했다. 뉴질랜드의 경우 지난 3월 4단계 봉쇄령 직전 불과 며칠간 고액권인 50달러권이 연간 평균 수요량에 육박하는 규모로 시중에서 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은 올해 5만원권 제조 발주량을 전년보다 3배 이상 늘린데다 지난 5월 이례적으로 2조원을 추가 발주했다.

코로나19 확산 및 봉쇄 조치로 현금 접근성이 제약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 사전에 재고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발생했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봉쇄령 등으로 화폐수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한 각국 금융기관이 현금 보유 규모를 확대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한은 발권국 화폐연구팀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고액권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재현됐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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