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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검증 안된 백신 수십만명 접종 파문…"치명적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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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전을 이끄는 중국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수십만명에게 대규모로 접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 세계 보건 전문가들은 ‘위험한 부작용 유발 가능성과 방역에 대한 느슨한 태도 유발’을 경고하지만, 중국은 ‘백신법’에 따른 의약품 긴급사용 승인 자율권을 내세워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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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코카엘리 대학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 참가자가 중국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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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보건 당국은 지난 7월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한 뒤 지금까지 베이징 시민 등 수십 만명에게 백신을 투여했다.

접종 대상은 당초 일선 의료진, 전염병 방역 요원, 국경 담당 직원 등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큰 특정 직업군에서 제약회사 임직원, 공무원과 그 가족, 베이징 시민 등 일반인으로 점차 확대했다.

이 가운데는 베이징 신파디(新發地) 농축수산식품시장에서 일하는 매장 직원, 운송업자와 홍콩 봉황TV(鳳凰衛視)의 중국 언론인들도 포함됐다. 중국 당국은 앞으로 교사, 슈퍼마켓 직원으로까지 대상을 늘려갈 계획이다.

중국 백신 전문가인 타오 리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광범위한 접종을 유도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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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영 제약회사인 시노팜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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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접종자들 상부 압력에 거절 어려웠을 것”



문제는 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인에게 투입한 백신은 중국 국영 제약회사인 시노팜(中國醫藥集團·Sinopharm)과 바이오기업 시노백(科興中維·Sinovac), 생명공학기업인 칸시노(康希諾·CanSino Biologics)에서 개발 중인 제품이다. 이들 3사의 백신은 현재 페루·아랍에미리트·브라질·터키·러시아 등에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렇다 보니 전 세계 보건전문가들은 미검증 백신이 불러올 여러 부작용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백신이 치명적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접종자들이 “백신을 맞았다”는 이유만으로 방역에 긴장을 늦춰 바이러스 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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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팜과 시노백 등은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에 따라 직원 등에게 개발 중인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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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22일 천더밍 전 상무부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이미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마스크는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위를 당혹하게 했다.

여기에 긴급 접종대상자들이 상부의 압력을 거부할 수 없어 강제로 백신을 접종했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은 “제약회사 직원들은 코로나19 백신 투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미검증된 백신을 대규모로 접종시키는 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백신 접종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했는지, 백신 접종 후 상태 추적 등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NYT는“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대규모로 접종하는 건 다른 나라에선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WHO로부터 자문 얻어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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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제약사 시노백의 연구원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품질 검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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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전문가의 경고에도 중국은 ‘세계보건기구(WHO) 자문’과 ‘백신법’을 앞세워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무를 이끄는 정중웨이(鄭忠偉)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의약위생과학기술발전연구센터 주임은 지난 25일 “WHO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긴급 투여 승인에 대한 이해와 지원을 얻었다”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 주임은 지난 8월에도 코로나19 백신 긴급 사용 승인 허가 사실을 밝히며 “국내 백신법 20조에 따르면 공중 보건 사태에선 방역 당국이 정식 승인이 되지 않은 백신의 긴급사용을 신청하고 절차를 통해 허가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WHO도 중국의 주장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마리안젤라 시마오 WHO 사무차장보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각국은 국가 규정 및 법률에 따라 모든 보건 제품에 대한 비상 사용 허가를 내줄 자율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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