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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총살 공무원의 진실 알고 있을까… ‘무궁화 10호’ 이틀 늦은 목포 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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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승선원 15명 모두 복귀

NLL 월선 차단 임무도 맡아

해경, CCTV 고장 이유 등 규명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원 A(47)씨가 탑승했던 어업지도선이 27일 전남 목포로 귀항했다. 지난 16일 출항한 지 12일째 만으로 예정보다 이틀 늦은 입항이다.

499t급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는 이날 낮 12시10분쯤 목포 서해어업관리단 국가어업지도선 전용부두에 입항했다. 이미 부두에 접안한 같은 크기의 무궁화 29호와 나란히 선 상태로 두 배를 줄로 묶어 연결해 고정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A씨와 함께 승선한 동료 15명은 곧바로 배에서 내리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는 “접안 이후에도 배를 점검하는 일에 3~4시간이 걸린다”며 “이들은 이날 오후 3시가 넘어 육지로 내려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전 9시 인천에서 출발한 무궁화 10호는 야간 시간대 항로 주변 어구 등과 충돌 위험이 있어 전남 영광군 안마도 인근 해역에서 닻을 내리고 머무는 묘박을 한 뒤 27시간 만에 서해어업관리단 전용부두로 돌아왔다. 무궁화 10호는 연평도 해상에서 꽃게잡이 어선 지도는 물론이고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가는 어선의 ‘월선’을 차단하는 임무도 맡았다.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을 단속하기도 했다. 해수부는 무궁화 10호의 내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16일 출항해 25일 귀항 예정이던 이 배는 이틀 늦게 복귀했다.

해경은 앞으로 어업지도원 15명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추락하기 전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발견된 슬리퍼가 A씨의 것인지, CCTV가 왜 고장이 났는지 등도 수사할 예정이다.

조선일보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 A씨가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7일 전남 목포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전용부두에 정박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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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부두에 정박한 무궁화 10호 뒤편에는 고속단정 2척이 매달려 있었다. 고속단정이 있는 배의 선미 우현에서는 A씨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가 발견되기도 했다. 주변 난간은 성인의 허리 높이였다. 하지만 이 슬리퍼를 두고 A씨의 형(55)은 “그 슬리퍼가 누구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며 “선원들도 ‘이 슬리퍼가 누군 것인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A씨의 슬리퍼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업지도원들은 배에 탄 뒤 슬리퍼가 아닌 안전화를 신고 생활한다.

방범카메라(CCTV)가 고장이 난 이유와 구명조끼 착용을 놓고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일고 있다. 전날 해양수산부가 내부를 공개한 무궁화 10호의 ‘쌍둥이 선박’ 무궁화 29호는 선내 CCTV 3대가 정상 작동하고 있었다. 서해어업관리단은 “출항 당시 무궁화 10호의 선내 CCTV가 정상 작동했으나 노후화에 따른 기계 오작동으로 인해 사고 당시 CCTV 2대가 모두 고장 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A씨의 사고 당시 행적을 담은 영상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A씨의 형은 “고속단정은 바닥이 미끄럽다. 동생이 고속단정 위에서 뭘 확인하려다 바다로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구명조끼 착용여부에 대해서는 “구명조끼를 항상 착용하지는 않는다”는 증언이 나왔다. A씨는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게 사살됐다. 전날 서해어업관리단 한 직원은 “선박이 한 곳에 머물며 계류할 때는 구명조끼를 안 입는다”며 “출항이나 고속단정을 타고 출동할 때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는다”고 말했다. 무궁화 10호에는 구명조끼 23개가 있었다고 한다.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은 10일 일정의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2주 간격으로 다시 임무에 투입된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는 “해경의 수사가 남아 있어 무궁화 10호의 차기 출항 계획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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