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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결국…긴즈버그 후임에 48세 낙태 반대론자 지명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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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48세 젊은 보수 배럿 대법관 지명

"학령기 자녀 둔 최초 엄마 대법관"

"남편이 가장으로서 권위" 믿는 종교그룹

모든 이슈에서 긴즈버그와 정반대 입장

민주당 "총력 저지" 대선 앞두고 여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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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고등법원 판사를 연방 대법관에 지명했다. 배럿 지명자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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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지난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에 에이미 코니 배럿 제7 연방 순회 고등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차기 대통령이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미국 내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5주 앞두고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배럿은 낙태와 총기 규제에 반대하고, 성 소수자 권리에 비판적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정책에 우호적인 의견을 가진 보수 성향 법률가다. 민주당 몫 '진보' 긴즈버그 후임에 정통 '보수' 판사가 임명되면 대법원 이념 성향은 6대 3으로 보수가 압도적 우위를 갖게 된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11월 3일 대통령 선거 이전에 배럿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 표결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선 이후로 인준 절차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해 양당 간 충돌이 예상된다. 보수 대법관 지명과 대선 정국이 맞물려 유권자 표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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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연방 대법관에 지명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는 변호사인 남편과 사이에 자녀 7명을 뒀다. 남편과 자녀들이 모두 백악관에서 열린 지명 행사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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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세 젊은 보수…"미 최초 학령기 자녀 둔 엄마 대법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배럿을 대법관에 지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똑똑하고 재능 있는 법조인 중 한 명을 대법관에 지명하게 돼 영광"이라며 배럿을 "비교할 수 없는 업적, 최고의 지성, 훌륭한 자격, 그리고 헌법에 대한 불굴의 충성심을 지닌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배럿은 "나는 미국을 사랑하고 미국 헌법을 사랑하고 대법관 지명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1972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교외 지역 메테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석유회사인 쉘의 사내 변호사였고, 어머니는 주부였다. 테네시주에 있는 기독교계 학교 로즈 컬리지를 나와 인디애나주 노터데임 로스쿨을 수석 졸업했다. 평생을 미 남부와 중부 지역에서 지냈다.

15년간 모교인 노터데임 법대 교수로 일하다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제7 연방 순회 고등법원 판사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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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고등법원 판사를 연방 대법관에 지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배럿의 가족을 소개했다. 배럿은 남편과 사이에 7명의 자녀를 뒀으며, 그 중 2명은 아이티에서 입양한 흑인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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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변호사인 남편 제시와 사이에 7명의 자녀를 뒀다. 5명은 직접 낳았으며,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흑인 2명을 입양했다. 5살인 막내 아들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준되면 배럿 대법관은 미국 최초의 학령기 자녀를 둔 엄마 대법관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48세인 배럿이 대법관에 취임하면 30~40년 이상 일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이름도 그와 함께 수십 년동안 남게 된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역대 5번째 여성 대법관이자 1991년 43세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이래 두 번째로 젊은 대법관이 탄생하게 된다.

배럿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보수 진영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배럿 부부와 부모까지 가족 모두 '찬양하는 사람들(People of Praise)'이라는 기독교 그룹에 속해 있는데, 남편이 가장으로서 권위를 차지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조직이라고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2017년 고법 판사 인준 청문회에서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의원이 배럿에게 이른바 교조주의에 빠졌느냐고 질문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배럿은 자신의 종교가 판결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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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과 그 후임으로 지명된 에이미 코니 배럿 제7 연방 순회 고등법원 판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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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럿 "긴즈버그 존경" … 진보 "긴즈버그 업적 원점" 우려



배럿은 미국 법조계에서 대표적인 보수주의자다. 명망 있는 보수 법률가 고(故) 앤토닌 스캘리아 대법관 밑에서 서기(law clerk)로 법조인 첫발을 내디뎠다. 스캘리아 대법관이 자신을 거쳐 간 수많은 서기 가운데 가장 아낀 인재로 알려졌다.

배럿은 수락 인사말에서도 "스캘리아 대법관으로부터 헌법을 문헌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고 배웠다"고 말했다. 또 판사는 정책 입안자가 아니며, 정책에 대한 어떤 견해도 단호히 배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긴즈버그 대법관에 대한 지지를 의식한 듯 배럿은 "인준을 통과하면 내 진영 사람들을 위해 또는 나 자신을 위해 (대법관) 역할을 맡지 않겠다"면서 모든 미국인을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긴즈버그에 대한 존경도 표현했다.

배럿은 "긴즈버그 대법관은 법조계에서 여성이 환영받지 못하는 시기에 일을 시작해 유리 천장을 깼을 뿐 아니라 박살 냈다"면서 "엄청난 재능과 가치를 지닌 여성이었고, 긴즈버그 대법관의 공직생활은 우리 모두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럿은 거의 모든 이슈에서 긴즈버그 전 대법관과 정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긴즈버그 전 대법관이 평생 이룬 업적을 원점으로 되돌릴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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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고등법원 판사를 연방 대법관에 지명하는 기자회견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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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합법 뒤집을까? LGBTQ 권리 박탈할까?



배럿이 대법원에 합류하면 미 전역에서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연방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이 뒤집힐지 관심이다. 이 판결은 여성이 임신 후 6개월까지 중절을 선택할 헌법상 권리를 인정했다.

2017년 고법 판사 청문회 당시 진보 진영은 배럿을 낙태와 동성애자 권리 판결에 적극적으로 반대한 스캘리아 대법관과 닮은꼴이라고 평가했다고 NPR은 전했다. 수정헌법 2조의 총기 소지 권리와 이민에 대해서도 보수적 입장을 유지해왔다.

연방 대법원은 11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폐지를 공약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한 위헌소송 심리를 진행한다. 배럿은 2012년 오바마케어 합헌 5대 4 판결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진보 대법관 손을 들어준 보수 성향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배럿 지명자가 대법관에 취임하면 연방 대법원은 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이 6명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세 번째 대법관을 지명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각각 임기 8년 동안 대법관 2명씩을 임명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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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대법관에 지명된 코니 배럿 연방 고등법원 판사가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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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선 전 인준 투표" 추진… 민주당 "총력 저지"



미국 여야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면으로 충돌하게 됐다. 공화당은 대법관 인준 절차를 속전속결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12일 상원 인준 청문회 절차를 시작해 10월 마지막 주에 인준 표결 추진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대선 이후 인준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국민이 차기 대통령과 의회를 선택할 때까지 상원이 대법관 공석을 메우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대선에서 승리하거나 상원에서 다수당을 탈환하면 보수 대법관 지명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미국인 대다수는 차기 대통령이 새 대법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날 발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대선 승자가 신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는 응답이 57%로 나타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해야 한다는 응답(38%)을 앞섰다.

하지만 상원 내 소수당인 민주당은 절차를 지연시키는 것 외에 표결을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진보 진영은 대선을 한달여 앞둔 신임 대법관 지명이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한다고 주장하지만, 법적 문제는 없기 때문이다.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등 47석으로 공화당 이탈표가 2표 정도 나오더라도 통과가 확실시된다.

진보 진영은 미국 사회의 가치와 공공 정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대법원이 보수화하는 데 대해 우려한다. 대법 판결을 통해 오바마케어 무효화, 총기 규제 약화, 낙태 불법화, 이민 제한, 성 소수자 권리 약화 등 미국인 삶이 여러 면에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 진영은 대법관 지명 저지를 대선 승리 못지않게 중요한 '전투'로 인식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뉴욕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이번 지명을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유권자들은 지역구 의원실에 전화해 내 오바마케어 권리를 빼앗아갈 수 있는 배럿 대법관 인준에 반대표를 던지라는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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