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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감자' 대박친 비결,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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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유승목 기자]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인한 불황의 그늘에서 '못난이 식품' '리퍼브 제품' 등 이른바 B급 제품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조금 상처가 났다고, 이월이 됐다고 그동안 외면받던 제품들에 소비자들은 더욱 열광한다. 먹고 쓰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뿐 아니라 가격까지 저렴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B급 제품의 전성시대다. B급 제품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MT리포트] '내사랑 못난이' B급 제품 전성시대(下)



"B급 어디까지 써봤니" 리퍼브 아이템 A부터 Z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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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방송 프로그램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요리연구가 백종원씨의 부탁을 받고 구매한 '못난이 감자'가 이마트 전 점포에서 인기리에 판매됐다. 일반 감자의 4분의 1가격으로 저렴한데다 한정 물량이어서 조기 매진됐다./사진=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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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친환경'이 소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리퍼브는 영역을 가리지 않고 대세가 됐다. 유행에 민감하고 실용적인 성향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겐 더욱 그렇다.

이제 리퍼브는 전통의 영역인 가구·가전·식음료·패션을 넘어 자동차·명품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국내 최대 리퍼브 전문 매장인 '올랜드아울렛'에선 국내·외 유명 가전과 가구를 '반값' 수준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델하우스·매장 등의 전시 상품과 단순 반품 리퍼브들이 주를 이룬다. 외관을 사실상 새 제품과 다를 바 없는 성능이다.

아예 제조사에서 직접 리퍼브에 나서기도 한다. SK매직은 지난 8월 공식 온라인몰에서 정수기·공기청정기 리퍼브 제품의 월 렌탈료를 정상가 대비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식기세척기도 최대 52% 할인한 가격에 판매했다.

식품·유통업계에선 '못난이 과일·채소'가 대표적인 리퍼브 아이템으로 꼽힌다. 모양이 고르지 않고 작은 흠집이 있더라도, 착한 가격과 동일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자연 재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돕는 효과까지 있다.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요청으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강원도 못난이 감자'와 '해남 못난이 왕고구마'를 팔아 농가 돕기에 나선 게 대표적 사례다.

명품도 리퍼브 제품이 인기를 끈다. 재고전문쇼핑몰 리씽크몰은 지난 8월 코로나19사태로 타격을 입은 미국 메이시 백화점의 재고 상품을 판매하는 특별 기획전도 열었다. 상품 진열대에 전시되거나 리턴(반품)된 재고들로, 메이시 백화점에서 정식적인 유통과정을 통해 판매됐던 제품들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미 국산 및 수입차 업계에서 '전시차 판매 할인'은 오랜 관행이다. 종종 매장 전시 차량이었던 사실을 사전 고지 하지 않은 채 할인 판매로 유도했다가 소지자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장시복 기자




백종원·정용진 '못난이 감자'가 만든 '푸드 리퍼브', 해외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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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수퍼마켓 인터마르쉐가 2014년 선보인 못난이 식품의 리퍼브 캠페인. /사진=인터마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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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떠오르는 '리퍼브' 소비의 인기요소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뿐 아니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까지 한꺼번에 누릴 수 있다는 데 있다. 합리적인 불황형 소비라는 장점과 함께 리퍼브 제품이 MZ(밀레니얼·제트) 세대 사이에서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가치 소비'로의 확장성이다.

리퍼브를 통한 가치 소비는 곧 '친환경' 키워드로 귀결된다. 하자가 있어 팔리지 않는 B급 제품은 폐기처분돼 쓰레기 문제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리퍼브 제품의 구매로 환경보호까지 일굴 수 있다는 것이다. '필(必)환경' 시대의 바람직한 소비라는 인식은 전 세계적인 리퍼브 열풍을 낳고 있다.

가장 활발한 친환경 리퍼브 시장은 '푸드 리퍼브'다. 국내에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만든 '못난이 감자' 인기가 대표적이다. 동그랗지 않은 생김새가 규격 외라는 이유 하나로 폐기될 운명이었던 못난이 감자의 '맛'을 강조하며 식품 손실을 대폭 줄였다. 사업적 수익창출과 합리적인 소비, 그리고 환경보호까지 아우른 것이다. 식품 손실은 먹을 수 있는 상태인데 버려지는 식품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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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식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가정까지 배송하는 미국 스타트업 임퍼펙트 푸드(Imperfect Foods). 1억3900만 파운드의 못난이 식재료의 손실을 막았다고 설명한다. /사진=Imperfect Food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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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푸드 리퍼브는 꽤 오래 전부터 환경보호 측면에서 주목 받고 있다. 막대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적 받으면서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에 따르면 상품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판매조차 되지 않고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의 양이 전 세계 음식물 소비량의 1/3 수준인 13억톤에 달한다. 미국에선 농산물의 20%가 단순히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고 있다.

영국 유통업체 아스다(Asda)는 일반 가격 대비 30% 저렴한 '못난이 채소 상품'을 판매하며 식자재 소비 인식을 바꿨다. 모양이 멋스럽지 않을뿐 신선도는 그대로인데다 가격도 저렴하단 점에서 상당한 소비자 호응을 끌어 모았다.

어차피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을 거치면 원재료의 모양은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 슈퍼마켓 체인 인터마르셰(Intermarche)는 이를 반영 "수프에 들어간 못생긴 당근, 누가 신경써?"라는 문구의 푸드 리퍼브 캠페인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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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타베테 서비스 사이트에 올라온 땡처리 상품들. /사진=타베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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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못난이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비용과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2015년 설립된 미국의 임퍼펙트 푸드(Imperfect Foods)는 못난이 식품만 골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서비스로 대박을 쳤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임퍼펙트 푸드의 고객은 40만명이 넘고 매일 수천여 명의 신규 가입자가 발생하고 있다. 주간 주문량도 20만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식품 원재료뿐 아니라 조리된 식품도 리퍼브 대상이 된다. 일본은 리퍼브 개념을 확장한 서비스로 식품손실을 줄이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일본 푸드 플랫폼 타베테(TAETE)는 테이크아웃 판매를 하는 음식점에서 남는 메뉴 등을 업로드하면 구매자가 방문해 70%까지 저렴하게 구매하는 서비스다. 타베루프(TABELOOP)는 먹을 수 있지만 유통기한이 임박해 판매가 불가능한 상품을 소비자와 연결해 인기다.

유승목 기자

장시복 기자 sibokism@,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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