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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코로나에 못 간 노래방·헬스장·영화관, 내 집 안에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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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문 닫고, 영화관 무섭고... 코로나19에 여가 활동 어려워져
"내 집에서 노래하고 운동한다"… 마이크·스테퍼 등 관련 용품 판매 급증

서울 마포구에 사는 대학생 김모(26)씨는 최근 아령과 스테퍼(계단 오르내리기용 운동기구)를 주문했다. 김씨는 "올해 바디 프로필 촬영을 목표로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헬스장을 가지 못해 집에서라도 운동을 하기 위해 기구를 샀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노래방, PC방, 영화관 등 여가시설 이용이 어려워지자 여가 관련 용품들의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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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무선마이크와 PC헤드셋 이미지. /이베이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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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지앱컴퍼니의 노래방 애플리케이션 ‘무료 노래방 종결자’는 하루 활성 이용자(DAU·안드로이드 기준)는 3월 600명에서 8월 1만1000명으로 약 18배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코인노래방과 일반노래방이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영업이 정지되자 집을 노래방처럼 꾸미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블루투스 무선마이크를 구매한 직장인 박모(30)씨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자주 갔던 코인노래방이 영업정지 돼 아쉬웠는데, 올 연말 결혼을 앞둔 친구가 축가를 부탁해 연습도 할 겸 무선마이크를 사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내려졌던 최근 2주간(9월 1~14일) 마이크 제품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6% 늘었다. 같은 기간 마이크 스탠드는 59%, 노래반주기와 노래방조명·미러볼도 각각 40%, 28% 판매량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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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PC방 관련 용품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9월 1~14일 기준 데스크탑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84%, 노트북과 태블릿PC은 각각 56%, 52% 늘었다. 또 모니터(82%), PC마이크(407%), PC헤드셋(185%), 스피커(81%), 키보드(69%), 마우스(49%) 등도 판매가 늘었다.

이는 최근 집을 작업실처럼 꾸미는 ‘집업실(집+작업실)’ 트렌드가 확산한 영향도 있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PC 관련 용품 판매가 증가한 것은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는 이들뿐만, 아니라 재택근무에 따른 화상회의나 온라인 수업에 참여해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헬스장이나 체육 시설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실내 운동 관련 용품 수요도 늘었다. 구인·구직 포털인 알바천국이 최근 개인회원 824명에게 ‘코로나19 이후 건강 관리’를 주제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2명 중 1명(52.1%)이 올해 초와 비교해 체중이 늘었으며, 체중 감량과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 하는 시도로는 ‘셀프 홈 트레이닝(42.4%)’이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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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홈트레이닝 장비회사 펠로톤의 헬스 자전거.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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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헬스장 영업이 아예 정지됐던 시기(9월 1~14일) G마켓에서 스테퍼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7% 급증했다. 같은 기간 헬스사이클 판매도 120% 늘었고, 러닝머신은 99% 더 잘 팔렸다. 이외에 트램폴린(91%), 필라테스링(79%), 요가매트(67%), 짐볼(30%) 등도 수요가 증가했다.

집에서 영화 관람을 즐길 수 있는 프로젝터 용품(56%)과 영화 DVD·비디오(24%)도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였다. 영화관 분위기를 더할 수 있는 스피커와 사운드바는 35%, 오디오·라디오도 23% 판매가 늘었다.

영화관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강제 영업정지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밀폐된 공간을 꺼리는 분위기에 이용자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지난 8월 영화관 전체 관객 수 역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4.4% 줄어든 883만명에 그쳤다.

이처럼 집에서 여가 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층간 소음’을 방지하기 위한 관련 용품 판매도 크게 늘었다. G마켓에서 지난 8월 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방음·흡음자재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525% 급증했다. 또 방음방진재가 445%, 실내화·슬리퍼 판매는 6%가량 증가했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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