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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2020 미국 대선

美대선 막판 변수 TV토론···트럼프vs바이든 진검승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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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토론회, 29일 여섯 가지 주제로 진행

토론회 주제는 미국 사회 화두 보여줘

코로나로 유세 횟수 적은 올핸 더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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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의 두 주인공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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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35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첫 번째 토론회를 갖는다. 대선 후보 토론회는 미 대선에서 가장 큰 이벤트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종차별 시위 등 메가톤급 이슈를 놓고 진행될 대선 토론회가 사실상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영리 기구인 대통령토론위원회(CPD)에 따르면 트럼프-바이든의 첫 번째 토론회는 오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주(州) 클리블랜드에서 열린다. 이후 10월에 두 차례 토론회가 더 열려 이번 대선에선 총 세 번의 토론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 토론 주제는 △연방대법원 △코로나19 △경제 △인종 문제와 주요 도시의 폭력시위 △선거의 신뢰성 △트럼프와 바이든의 기록 등 6가지다. 이번 토론의 진행자는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리스가 맡았다. 월리스는 2016년 대선 3차 TV 토론 진행을 맡아 매끄러운 진행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화두 보여주는 6가지 이슈



미국 대선 후보 토론회는 미국 사회에서 가장 뜨겁고 논란이 되는 이슈들을 주제로 삼아왔다. 이 때문에 토론회의 주제를 보면 미국 사회의 화두를 알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6년 토론에선 일자리와 이민 등이 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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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간) 대통령토론위원회가 오는 29일에 있을 첫 번째 토론회의 주제 여섯 가지를 공개했다. [대통령토론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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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섯 가지 주제를 보면 미국 사회가 얼마나 다사다난했는지 알 수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고, 이 때문에 방역 사령탑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역량을 두고 공방이 오갔다.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 번진 시위는 미국 사회의 내재된 인종 차별을 낱낱이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폭력을 수반한 폭동이었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대폭 확대 시행된 우편 투표는 온갖 음모론으로 이어졌고,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불복’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지난 18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후임 지명 연기 여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보수·진보 세력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변했다.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슈를 갖고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토론회에서 주제별로 15분씩 날 선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트럼프 판정승 예상”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TV 토론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 일간 USA투데이와 서퍽대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미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3.1%)에서 응답자의 47%가 트럼프 대통령이 토론에서 바이든 후보를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후보가 이길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41%였다.

이는 리얼리티쇼 진행자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뛰어난 순발력과 공격력으로 바이든 후보를 몰아붙일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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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민주당 후보가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서 날 선 공방을 주고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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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BBC 방송은 24일 “트럼프는 무대에서 예측할 수 없는 존재”라며 “2016년 선거유세 1년과 대통령 재임 기간 3년 반을 겪으며 트럼프의 자질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바이든은 오랜 정치 경력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천만 명의 미국인이 지켜보며, 단어 하나하나에서 약점이나 숨겨진 의미를 찾기 위해 모든 매체가 달려드는 토론에서 이 노련함이 어떻게 발휘될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자신감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TV 토론회 횟수를 더 늘리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토론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무산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고령인 것을 수시로 언급하며 인지능력을 문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워싱턴 이그재미너와 인터뷰에서 "형편없던 바이든 후보의 토론 능력이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갑자기 늘었다”면서 약물 검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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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5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왼쪽)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오른쪽)이 민두당경선 토론회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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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이든 후보는 부통령 8년, 상원의원 36년을 지낸 정치인으로, 오랜 정치 경력에서 나오는 내공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팀 머토 홍보국장은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수십 년간의 정치 경험으로 카메라가 켜질 때 좋은 모습을 보일 줄 안다”며 “그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12명의 후보를 토론에서 물리쳤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측도 바이든이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표심에 끼치는 영향은 글쎄?



대선 후보 TV토론이 미국 정치에서 갖는 위상과는 별개로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 “TV 토론은 가치 있는 민주주의 행사지만,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TV토론을 집중해서 보는 사람은 대부분 의사를 굳힌 당원들이며, 부동층 유권자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 토론회를 시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TV토론이 가져다주는 변수를 무시할 순 없다. 특히 코로나19로 유권자들과 직접 만나는 선거운동이 대폭 줄어든 이번 대선의 경우 TV토론의 영향력은 과거 어느 대선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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